빈틈 채우는 '대변인형' 민심 전달하는 '가교형'

입력 2017-03-01 04:55:02

대권주자 부인들 내조 잰걸음…이재명 부인 하루 3곳 순회, 안희정 부인 인터뷰 도맡아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 씨가 28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을 방문해 당직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 씨가 28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을 방문해 당직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벚꽃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대권주자 부인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역대 대선에선 대권주자 부인들이 후보들의 곁을 지키거나 말없이 봉사활동을 하는 '그림자 내조'가 주였다면 19대 대선을 앞두고는 핵심 참모 역할을 하는 적극적인 내조 스타일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부인 김혜경 씨는 하루 수천 리 길을 마다 않는 대장정 내조를 펼치고 있다. 28일 하루에만 구미에 이어 대구를 거쳐 울산에 이르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남편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오후 2시 대구를 찾은 그는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당직자 30여 명과 간담회를 갖고 "대구경북은 민주당 열세 지역이니까 여기 오면 항상 여러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위로했다. 김 씨는 삼일절인 1일에도 부산 동래시장과 평화의 소녀상 행진 집회에 참석한 뒤 창원으로 이동해 지지자 모임을 갖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가장 앞서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정숙 씨는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 6개월째 공을 들이면서 호남 민심을 문 대표에게 소상히 전하는 '가교형 내조'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유쾌한 정숙 씨'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늘 밝은 얼굴과 살가운 대화로 유세 현장을 이끌었던 그는 '호남특보'를 자임하며 복지시설 봉사, 지역행사 참석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세론'에 위협을 가하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부인인 민주원 씨는 '대변인형 내조'를 하고 있다. 10년간 교직에 몸담은 민씨는 재미난 입담으로 언론의 각종 인터뷰를 도맡아 하고 있을 정도. 민 씨는 드라마 '도깨비'의 패러디 영상에 안 지사와 함께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야권주자 부인들의 행보에 비해 여권의 대선주자 부인들은 비교적 조용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와 탄핵 국면에서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분위기가 직간접적으로 여권 주자 부인들의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로 꼽히는 김관용 경북도지사의 부인 김춘희 씨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역할을 다하는 정중동형의 내조를 펴고 있다. 독서광인 김 씨는 다양한 전문서적을 읽고 정책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또 중요한 행사에는 소리 없이 방문해 민심을 듣고 이를 김 지사에게 가감 없이 전달한다. 김 씨는 "평소 해오던 대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심성의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국회의원의 부인 오선혜 씨 역시 외부 활동에 적극 나서기보다는 조용히 주변 여론을 전달하고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