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모노레일 도시' 대구, 나쁘지 않다

입력 2017-02-25 04:55:05

대구도시철도 엑스코 노선이 모노레일로 확정됐다. 트램 도입 여부로 관심을 모았지만 기존 도시철도 3호선과 같은 모노레일로 짓기로 한 것이다. 대구시는 3호선 혁신도시 연장선도 모노레일로 건설할 방침이다. 엑스코 노선과 혁신도시 연장선까지 모노레일로 짓게 되면 대구는 명실상부 모노레일 도시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게 된다.

엑스코 노선은 이시아폴리스에서 출발해 검단들, 엑스코, 경북대와 동대구역을 거쳐 수성구민운동장 역을 연결한다. 12.4㎞ 구간에 13곳의 정거장이 들어선다. 2026년 완공이 목표다. 그동안 인구 밀집 지역임에도 도시철도 노선에서 제외돼 논란을 빚었던 곳을 통과하며 도심 대중교통망에 획기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도시철도 3호선 혁신도시 연장선 역시 모노레일로 결정된 것은 고무적이다. 이 연장선은 2025년까지 현재 3호선 종점인 용지역에서 신서 혁신도시를 연결하는 13㎞ 구간이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다.

모노레일은 3호선 건설 당시 도시 미관을 해칠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반대가 극심했다. 하지만 막상 준공 후엔 평가가 달라졌다. 지상 10m 이상에서 달리는 모노레일은 탁 트인 전망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대구의 명물로 등장했다. 대구 도심 낮과 밤의 다양한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움직이는 전망대'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도시철도 3호선 주변 부동산 시세가 폭등하고 역 인근 전통시장 활성화에도 성공하면서 모노레일의 유용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시가 엑스코 노선과 3호선 연장선을 모노레일로 건설키로 한 것은 이 같은 긍정적 이미지에다 기존 운행 중인 3호선과의 연계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들 노선은 3호선 역을 지나게 돼 기존 1'2호선과 달리 지상과 지하를 넘나들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모노레일은 기존 도로 위를 달리는 트램에 비해 건설비는 비싸지만, 지하철에 비해서는 적은 비용을 들여 건설할 수 있다. 트램은 건설비가 적게 들긴 하지만 기존 도로 소통률을 떨어트리는 단점이 크다.

대구시가 모노레일을 확대하기로 한 것은 고육책이지만 합리적이다. 대구는 3호선 모노레일 건설을 통해 이미 전국 최초 모노레일 도시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됐다. 모노레일은 지역의 랜드마크가 돼 도시 브랜드 향상에도 기여했다. 실효성이 검증된 도시철도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모노레일 도시'로서의 대구 이미지에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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