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구분없이 훈련량 늘려, 김상수·구자욱 맹활약 기대
프로야구 감독은 권한이 큰 만큼 책임도 무거운 자리다. 삼성 라이온즈의 지휘봉을 잡은 김한수(46) 감독 역시 어깨가 무겁다. 그는 지난해 9위로 추락한 '야구 명가'의 위상을 다시 세워야 한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지휘 중인 김 감독의 표정은 어둡지 않다. 그만큼 시즌 준비가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은 최근 몇 년 사이 투타에서 핵심 전력이 꾸준히 빠져나갔다. 팀을 재건하려는 김 감독이 '경쟁'과 '육성'을 화두로 내건 것도 이 때문이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예년보다 훈련량도 늘렸다. 주전과 백업의 구분도 두지 않고 있다. 또 선수들이 긴장감을 늦추지 않도록 시범경기까지 치른 뒤에야 주전 라인업을 이야기할 생각이다.
김 감독은 "전력 공백이 크지만 고민하고 아쉬워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새로 들어온 선수들만 머릿속에 담았다. 이들과 기존 선수들을 데리고 어떤 경기를 펼칠지만 생각한다"며 "경쟁이 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걸 새삼 느낀다. 선수들의 의지가 강해지고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젊은 선수들에게 출장 기회를 많이 줄 생각"이라고 했다.
이승엽과 김상수, 구자욱은 삼성 타선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이다. 김 감독도 팀 내에서 이들의 역할이 크다는 걸 잘 안다. 그는 "이승엽은 워낙 자기 관리 잘하는 선수니까 따로 이야기한 게 없다. 마지막 시즌이니 좋은 결과를 얻어 아름다운 모습으로 은퇴했으면 좋겠다고만 했다"며 "구자욱은 외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다. 김상수는 올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타격 자세부터 다시 점검 중이다"고 했다.
외국인 투수들을 두고 김 감독이 인상을 찌푸릴 일은 없다. 이들은 국내 선수들과 잘 어울릴 뿐 아니라 몸 상태도 좋다. 뒤늦게 영입한 타자 다린 러프도 김 감독의 마음에 든다. 김 감독은 "4번 타자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줘야 하기 때문에 다린 러프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만 그가 다소 늦게 합류해 오키나와에서의 연습경기는 거르고 시범경기에서부터 실전에 투입해 볼 생각이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삼성의 타격코치를 맡았다. 오랫동안 선수들을 눈여겨봤지만 아무래도 마운드를 운용하는 데는 다른 이의 도움이 필요하다. 새로 합류한 김상진 투수 코치가 김 감독을 보좌한다. 김 감독은 "김 코치는 적극적인 승부와 기본기를 강조하는 등 젊은 투수들이 변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한다. 나도 타격코치 출신이다 보니 김 코치를 보면서 많이 배운다"며 "선수들뿐 아니라 내게도 고마운 존재"라고 했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이 충실히 진행되고 있으니 올 시즌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핵심 전력이 빠져나가 팬들의 걱정이 많으실 것이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 전력이 상승 중이니 기대해주시면 좋겠다'며 "올해로 선수생활을 포함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지 23년째다. 내 인생 절반을 대구에서 보낸 셈이 됐다. '고향' 대구 팬들의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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