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8㎏ 불렸다 뺐다 혹독 "캐릭터 표현에 당연한 일이죠"
현실 속 두 아이의 아빠인 배우 고수(39)는 아이가 납치된다는 설정을 상상도 하기 싫었을 것 같은데 영화 '루시드 드림'을 택했다. 꿈을 꾸면서 수면자 스스로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자각몽이라는 소재가 새롭게 다가왔다는 그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 손에 땀이 났을 정도였다"며 "꿈속 장면이 어떻게 표현될까 무척 궁금했다. 판타지 장치가 희망을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걸 좋아하는데 희망적인 지점을 향하는 것도 선택의 이유였다"고 말했다.
'루시드 드림'은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최대호)가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으려고 자각몽을 이용, 감춰진 기억 속에서 단서를 찾아 범인을 쫓는다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한국에서 처음 다뤄지는 소재에 부성애 코드가 삽입됐는데, 고수는 그 부분도 좋았다.
"관객이 내 부성애가 어색하지 않게 표현됐다고 느낀다면 다행"이라고 한 그는 "아이가 붙임성이 좋았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뽀뽀도 잘 받아주더라. 귀여워서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즐거워했다. 현실의 가족은 언급되는 걸 바라지 않는 그는 "일할 때 일하고, 집에서는 아빠이자 남편이고 싶다"며 "항상 가족과 일을 분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미소 지었다.
고수는 이 영화를 통해 혹독한 체중 증감을 시도했다. 15~18㎏을 증감했는데 극 초반 툭 튀어나온 배가 인상 깊다. 실제 촬영에 앞서 약 1주일을 체중 불리기에 나섰고, 이후 아들을 잃은 피폐한 아빠를 표현하려고 다시 뺐다. 하루에 한 끼로 버티고, 이틀에 한 끼로 버티는 식으로 시도했다. 그는 "아직 무리 없는 건강한 나이"라고 웃으며 "체중 증감은 배우로서 인물을 표현하는 데 당연한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추락 신을 찍을 때 머리를 부딪쳐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는 등 액션 신도 힘들었을 것 같은데 그것도 별것 아니라는 듯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주인공의 절절한 마음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그 큰 감정을 유지하는 게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대호를 돕는 베테랑 형사와 중요한 단서를 쥔 의문의 남자를 각각 연기한 설경구와 박유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설경구에 대해서는 장난스럽게 애증(?)의 말을, 박유천에 대해서는 칭찬의 말을 건넸다.
고수는 "설경구 선배가 날 많이 도와줄 거라고 믿었는데 깜빡 속았다"며 약이 올랐던 현장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선배가 많이 챙겨주긴 했죠. 밥 먹을 때 '다이어트? 뭐 어때. 야, 먹어. 괜찮아'라고 했고, 국이 나오면 밥과 반찬을 다 말아서 내 앞에서 소리 내서 맛있게 드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또 ' 괜찮아. 먹어'라고 했죠. 정말 따, 뜻, 한(강조)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웃음). 박유천이 맡은 캐릭터는 시나리오에서 정말 매력적으로 표현됐는데 누가 할지 궁금했어요. 영화 '해무'에서의 연기를 좋게 봤기에 이번에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는데 잘 표현한 것 같아 만족스러워요."
고수는 악역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다. 그는 "예전에는 자신이 없어서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선의 반대편에 있는 캐릭터에도 흥미가 생겼다"며 "그들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런 걸 표현해 보고 싶다. 앞으로 어떤 연기를 선보이게 될지 지켜봐 달라"고 바랐다.
"주위에서 제 외모를 이용해서 작품을 선택해도 되지 않느냐고 하시는데 전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제가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작품을 한 건 아니지만, 하던 대로 계속 작품과 캐릭터에 도전하고 경험하려고요. 앞으로 나이가 더 들면 나와 함께 시간을 공유했던 사람들과 과거를 추억하고 삶을 이야기하는 배우이자 사람이 되고 싶은 것도 목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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