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 차원 국가범죄 가능성…외교관 관여 사실 땐 北 배후

입력 2017-02-22 19:08:56

말레이시아 경찰이 22일 김정남 암살 연루자로 북한 외교관과 북한 국영 항공사인 고려항공 직원을 지목하면서, 이 사건의 성격이 북한 정권 차원에서 저지른 조직적 범죄라는 혐의가 짙어지고 있다.

북한 정부의 지휘 체계에 속한 재외공관 소속 외교관이 김정남 암살에 관여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김정은 정권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는 직접적인 증거가 된다.

이 사건을 북한의 '국가 범죄'로 규정할 수 있다면, 북한 스스로 공개했던 2013년 장성택 처형 이상으로 북한 정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고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이미 면책특권을 지닌 외교관들의 지위를 악용해 불법 무기 거래나 영리 활동 등을 해온 점이 인정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부터 재외공관 직원 수를 축소하라는 제재를 받기도 했다.

또 다른 연루자인 김욱일이 속한 고려항공도 북한의 유일한 국영 항공사로, 사실상 북한 정부의 통제를 받는 조직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이미 수년간 고려항공 취항이 끊긴 사실상의 미취항지여서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이 이곳에 머무른 이유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바카르 청장이 기자회견장에서 공개한 사진 자료에 따르면 김욱일이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날짜는 올해 1월 29일로 비교적 최근이다.

현광성과 김욱일이 말레이시아에서 벌인 활동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지만, 바카르 청장은 "우리는 그들(말레이시아 당국이 특정한 북한 국적자 7인)에게 수사에 협조할 것을 요구할 이유와 근거를 갖고 있다"며 연루 증거를 확보했음을 내비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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