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고기 도시락→즉석 국밥…영양 성분 보셨나요?

입력 2017-02-22 04:55:02

편의점 간편식 '지방'나트륨' 주의

취업준비생 김모 씨가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편의점 음식은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열량이 높고 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취업준비생 김모 씨가 편의점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편의점 음식은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열량이 높고 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도시락·국밥·족발 등 수십여종 달해

입맛만 고려한 탓 영양 불균형 초래

도시락 반찬 대부분 육류·튀김 위주

탄수화물 섭취량 적고 영양가 낮아

비빔밥·잎채소 샐러드·컵과일 추천

라면에 우유 넣으면 나트륨 배출

취업준비생 김모(29) 씨는 가끔 편의점 간편식으로 삼시세끼를 때운다. 홀로 식사를 해결하는 일이 잦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이유다. 아침에는 야채샌드위치와 샐러드로 가볍게 배를 채우고, 점심에는 튀김류가 잔뜩 든 육류 도시락을 집어든다. 출출한 오후에는 바나나 우유나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셨다. 저녁식사는 편육을 곁들인 즉석 국밥으로 해결했다. 김 씨는 "편의점에서 파는 음식은 종류가 많은 데다 입맛대로 저렴하게 먹을 수 있어 즐겨 찾는 편"이라고 했다.

홀로 식사하는 '혼밥'이 유행하면서 싸고 양 많은 편의점 간편식의 인기가 높다. 5천원만 내면 한끼를 든든하게 해결할 수 있는 데다 종류가 다양하고 맛도 나쁘지 않은 덕분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5년 국내 간편식 시장의 규모는 1조6천720억원으로 2011년(1조1천67억원)에 비해 51% 성장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간편식 종류도 도시락과 커피, 케이크뿐만 아니라 국밥과 족발 등에 이르기까지 수십여 종에 이른다.

그러나 편의점 간편식만 좋아하다가 비만 등 만성질환이나 영양 불균형 상태에 빠지기 쉽다. 건강보다는 입맛을 고려한 탓에 대부분 열량이 높고 지방과 고나트륨 음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적고 지방 섭취 많아 '질 낮은 식사'

김 씨가 하루 동안 편의점 간편식으로 섭취한 영양소(표)를 분석했다. 이날 김 씨가 섭취한 열량은 2천730㎉로 일일 권장섭취량(2천㎉)보다 1.36배 많았다. 높은 열량에 비해 영양소 균형은 맞지 않았다. 지방 섭취량은 하루 평균 기준치보다 높은 반면, 탄수화물 섭취량은 적었다. 이날 먹은 간편식에 포함된 지방은 130g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하루 기준치(54g)보다 2.4배나 많았다. 특히 포화지방은 47g으로 기준치(15g)보다 3.1배 많이 섭취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탄수화물은 265g을 섭취해 하루 기준치(324g)의 82% 수준에 그쳤다. 단백질은 103g을 섭취해 이날 섭취한 3대 영양소 열량 중 15%를 차지했다.

최미자 계명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이날 하루 식단은 3대 영양소 가운데 지방 열량 섭취 비율이 44%로 너무 높은 반면, 탄수화물 열량 섭취 비율은 40%로 낮아 식사의 질이 높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3대 영양소의 권장 열량 섭취 구성비는 탄수화물 55~60%, 단백질 15%, 지방은 최대 30%다.

이처럼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이유는 편의점 도시락 반찬이 대부분 육류와 튀김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튀김과 육류는 선호하는 이들이 많고 조리 과정도 간단한 편이다. 육류와 튀김은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하는 원인이 된다. 고구마, 감자, 단호박 등 채소가 주재료인 샌드위치나 샐러드도 지방 섭취량을 늘릴 수 있다. 샌드위치나 샐러드에 포함된 마요네즈 드레싱은 열량과 지방 함유량이 높다. 나트륨 함량이 지나치게 높은 점도 문제다. 하루 세끼를 편의점 간편식으로 해결한 김 씨가 섭취한 나트륨은 4천698㎎. 식약처의 하루 기준치(2천㎎)보다 2.35배나 높은 셈이다. 특히 편의점 도시락에 포함된 나트륨양은 1천610㎎으로 하루 권장량에 거의 육박했다.

최 교수는 "고열량, 고지방, 고나트륨의 음식은 비만을 유발하거나 만성 대사성 질환의 발생률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지나치게 많은 화학첨가물과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데우는 과정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나트륨 함량 확인하고 가공과정 최대한 줄인 식품으로

편의점 간편식을 선택할 때는 육류 함량이 적은 식품을 고르고 튀김류를 피해야 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다, 도시락 반찬은 익힌 나물이나 우엉 등 채소가 많이 들어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러 종류의 채소로 구성된 비빔밥이나 지방 함량이 적은 드레싱을 뿌린 잎채소 샐러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컵에 든 과일 제품은 추천할 만하다. 부족한 채소 섭취를 보충하기 위해 당근이나 오이처럼 간단히 챙겨 먹기 좋은 채소를 수시로 먹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영양성분표를 확인해야 한다. 찍어 먹거나 비벼 먹는 소스에는 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다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즉석식품은 국물에 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으므로 되도록 먹는 양을 줄인다. 특히 나트륨 함량이 높은 도시락과 라면을 함께 먹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라면에 우유를 살짝 넣으면 칼슘을 섭취할 수 있고 나트륨을 배출하는 효과도 있다.

가공식품이라도 식재료의 가공과정을 최대한 줄인 식품이 더 낫다. 바나나 우유나 초콜릿 우유 등 가공 우유는 당 함량이 높고 칼슘 함량은 낮으므로 대신 흰 우유나 저지방 우유를 택한다. 간식으로는 가당음료보다는 흰 우유나 요구르트, 치즈 등 유제품, 견과류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도시락 반찬은 가공 과정에서 비타민 등 영양소가 파괴되기 때문에 영양균형을 맞추기 어렵다.

최 교수는 "가공식품 하나를 고르더라도 열량, 나트륨 함량이 적혀 있는 영양성분표를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20, 30대의 식습관이 나이가 들어서도 유지되므로 영양성분의 균형을 고려하는 등 바람직한 식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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