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해서 즐겁고 돈 벌어 신나고…또 다른 시작 함께해요"
대구 서구시니어클럽은 2009년 4월 사회복지법인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가 '즐겁고 행복한 일자리, 또 다른 시작'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출범했다. 서구시니어클럽은 안정적이고 실용적인 노인 일자리 만들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시니어문서파쇄단과 같이 어르신들 업무 능력의 개별 차이에 관계없이 일정한 작업량을 소화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어르신들이 일한 만큼 보상을 받는 일자리도 있다. 공산품 포장부터 자동차부품 조립 등을 맡고 있는 '아자아자 일터'와 '하하호호 일터'에서는 작업량에 따라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급여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서구시니어클럽은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민간 일자리 창출, 그리고 노인 일자리에 대한 시민의식 제고를 중점 추진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노인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노인의 역할과 영향력을 키우고 수익 창출을 극대화해 노인 일자리 사업의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행복떡방
#최고 음식 만든다는 자긍심…고되지만 대부분 장기근속
배옥란(70) 씨는 보건소 건강증진센터에서 조리사로 근무하다 은퇴 후 6년 전 행복떡방에 취업했다. 배 씨는 평생 음식 만드는 일을 해 왔지만 행복떡방에서의 작업은 더욱 특별하다. 행복떡방은 서구시니어클럽의 대표 시장형 일자리이다. 행복떡방은 최고의 재료만 사용해 떡을 만든다.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당일에 만든 떡은 모두 소진하기 때문에 재고가 없다. 배 씨는 "음식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만큼 위생 관리나 재료 선정에 철저하다. 처음 일할 땐 관리 매뉴얼이 유별나다고 생각했는데 항상 깨끗한 직장에서 좋은 먹거리를 만든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행복떡방은 현재 4명씩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매일 오전 6시에 출근하며 퇴근시간은 정오를 기준으로 당일 작업량에 따라 유동적이다. 철저한 분업 형태로 베테랑 직원들이 재료 손질부터 떡 만들기, 포장까지 직접 한다. 입사 후에는 떡 만들기 매뉴얼과 재료 준비부터 배운다. 시니어클럽 교육은 별도로 받는다.
최순자(61) 행복떡방 실장은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이 건강한 어르신이 함께 일해 주길 기대했다. 일반 노인 일자리보다 안정적이고 급여 수준이 높지만 음식을 만드는 일인 만큼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달라야 떡방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최 씨는 "고된 일에도 노인들이 6, 7년씩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은 건강한 음식을 만든다는 자긍심이다. 책임감 강한 노인이 행복떡방의 가족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행복떡방은 매우 안정적인 사업장이다. 꾸준히 공급하는 거래처가 많아 일감이 줄지 않기 때문이다. 정상기(73) 씨는 행복떡방이 누구나 일할 수 있는 어르신 일자리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했다. 격일제로 출근하지만 바쁠 때는 오전 5시에 출근하기도 하고 힘을 쓰는 일도 많다. 재료를 다듬거나 떡을 뽑는 기술을 익히기까지 시간도 걸린다. 노인 일자리라고 만만하게 생각하고 입사했다가 만만찮은 업무 강도에 금방 관두는 어르신도 있었다. 현재 행복떡방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은 대부분 6년에서 8년 차 베테랑이다. 육체노동이 많지만 행복떡방 어르신 직원들은 장점도 많다고 자부한다.
◆행복소반
#개업 1년 안된 점심 파는 식당 2개조 격일 근무 분업 확실해
행복소반은 서구시니어클럽에서 가장 최근에 문을 연 시장형 일자리다. 지난해 4월 개업해 아직 만 1년이 안 된 신규 사업장이다. 행복소반은 점심만 파는 식당으로 A조와 B조가 번갈아가며 일한다. 2개 조가 격일로 일하기 때문에 초반에 같은 음식 맛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지금은 재료 손질부터 음식 담당까지 분업이 확실하게 이뤄져 있다. 음식을 만드는 일이 가사(家事)의 연장선에 있어 어르신들은 일을 한다기보다 다른 식구에게 밥을 대접하는 기분이 든다. 개업할 때부터 행복소반을 지켜온 강선애(72) 씨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
강 씨는 일하기 전 수년간 척추협착증으로 고생했다. 사회활동을 하면 자기관리도 더 철저해질 것이란 생각에 시니어클럽에 일자리를 문의했다. 강 씨는 행복소반에서 일한 후 건강 상태가 더 좋아졌다. 매일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마치고 한바탕 떠들며 웃고 나면 지병이 저절로 치료되는 느낌이다. 강 씨의 자녀들도 어머니가 매일 사람들을 만나고 일을 하면서 성격도 훨씬 밝아져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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