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영장이 17일 새벽 발부되자 서울구치소 앞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운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부회장의 영장 발부는 전날 오전 9시 30분께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에 앞서 서울 강남구 특별검사팀 사무실을 찾은 지 약 20시간 만에 결정됐다.
삼성그룹 관계자 10여명은 전날 오후 8시께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로 이동한 이 부회장을 구치소 정문 앞에서 밤새 기다렸지만, 결국 이 부회장을 맞이하지는 못했다.
밤새 기온이 떨어지고 비가 내려 삼성 관계자들은 구치소 앞 출소자가족대기실과 주차된 차 안에 들어가 영장 기각 등의 '희소식'을 고대했다.
일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사담을 나누며 미소를 짓기도 했지만 긴장한 모습은 역력했다.
오전 5시 35분께 이 부회장의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 관계자들은 주차장에 삼삼오오 모여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침통한 분위기 속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던 관계자들은 현재 심경을 묻는 말에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을 아꼈다.
일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영장이 발부되고 20여분 뒤 철수했고, 일부만 남아 이날 이 부회장과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영장이 기각된 박상진 대외담당 사장을 기다렸다.
구치소 앞에는 박 사장의 모습을 담으려는 취재진 50여명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박 사장은 영장이 기각된 지 약 한 시간이 지난 오전 6시 50분께 구치소 정문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박 사장은 '이 부회장 구속 어떻게 생각하느냐', '법원 판단 어떻게 생각하느냐', '지금 심정은 어떤가'등의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대기 중인 제네시스 승용차를 타고 귀가했다.
박 사장은 기자들이 길을 막고 질문을 이어가자 "왜 막어"라며 다소 신경질적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구치소 앞에서 태극기와 '박영수 특검 구속' 피켓을 들고 서 있던 자유청년연합 소속 회원 4명은 이 부회장의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박영수 특별검사의 사진을 찢으며 '박영수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오전 7시가 되고 삼성 관계자와 취재진이 모두 떠나서야 구치소 앞은 적막을 되찾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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