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대구 정착 2년이 넘도록 지역 상생 협력에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해 실망감이 크다. 공공기관 이전 취지가 무색할 만큼 지역과의 밀착 노력이 크게 모자란 탓이다. 어이없게도 협력사업 과정에서 되레 큰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 사례까지 생겨나면서 원성만 높아지고 있다.
당초 시민과 기업은 가스공사의 대구 이전을 크게 반겼다. 에너지 공기업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경제 활성화에 일정 부분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가스 부품'소재산업 육성이나 지역 기업과의 기술 협력 등 긍정적인 후방효과는 말할 것도 없고 가스공사라는 존재감마저 지역 사회에 거의 드러나지 않는 등 마냥 겉도는 느낌이다.
실례로 본사 이전 후 지역 기업과의 계약 실적은 고작 36억여원에 그쳤다. 그것도 부품'자재 구매 등 일회성 계약이 전부다. 지역 중소기업 저리 금융 지원 등 몇몇 움직임을 빼면 가스 관련 기업 대구 유치 등 실질적인 기여 노력은 찾기 힘들다. 반면 비슷한 시기 전남 나주로 옮긴 한전은 지역 사회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한국전력이 나주'광주 소재 기업에 맡긴 구매나 용역 등 관련 발주액만도 800억원을 넘었다. 더욱이 177개 에너지 관련 기업이 나주 등으로 이전했거나 옮길 예정이다. 여기에다 나주'광주시와 협력해 '에너지밸리 조성사업'도 추진 중이다.
같은 에너지 공기업이지만 한전과 가스공사는 전체 사업 규모나 특성, 국내 산업과의 연관성 등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지역과의 협력'상생 의지나 자세에서 두 기관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실상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지방정부가 제 역할을 못한 점도 저조한 성과의 원인 중 하나다. 이는 가스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사업 제안 등 비즈니스 환경 구축을 소홀히 한 대구시 책임도 크다는 말이다. 가스공사는 더 이상 국내 가스산업의 취약한 인프라나 지역 중소기업 기술 수준만 탓할 게 아니라 연구개발 협력 등 중장기 가스산업 발전 전략을 함께 논의하고 소통해야 한다. 덩그러니 청사만 옮겼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이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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