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3동 주민센터 짓는데 88억?

입력 2017-02-16 04:55:02

다른 주민센터 건축비 3배 논란…대구시, 사업 적정성 22일 심의

대구 수성구청이 추진 중인 범어3동 주민센터 신축이 과다 사업비 논란을 빚고 있다. 사업비가 다른 주민센터 건축비의 3배에 가까운 88억원으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오는 22일 지방재정계획심의위원회를 열어 사업 적절성 등을 따져볼 예정이다.

15일 수성구청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에 들어설 새 범어3동 주민센터(범어동 26-11번지)는 지상 4층 연면적 1천800㎡(545평) 규모다. '작은 보건소'라고 불리는 건강생활지원센터, 다목적 교육장까지 갖춰 복합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수성구청의 설명이다. 현 범어3동 주민센터는 1980년 지상 2층 연면적 454.76㎡(137.56평) 규모로 지어져 신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새 범어3동 주민센터 규모와 건축비가 다른 주민센터의 3배에 가까운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화 주민센터'가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신축 예정인 대구 남구 대명10동(740㎡'24억7천만원), 대명11동(992㎡'30억원), 범어2동(860㎡'34억원) 주민센터에 비해 지나치게 크고 예산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관할 인구(2015년 기준)를 따져봐도 범어3동(1만2천 명)이 인근 범어2동(1만4천 명)보다 적고, 대명11동과 대명10동(각각 약 1만 명)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수성구청은 지난해 7월 40억원을 들여 범어3동 주민센터 부지를 사들였다. 기존 건물을 헐고 신축하는 비용은 올해 추경예산으로 48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논란과 관련해 수성구청은 지역 특성을 고려하면 합리적 예산이라고 해명했다. 구청 관계자는 "남구나 범어2동은 국'공유지를 활용했지만 범어3동은 적절한 땅이 없어 도로와 인접한 3층 상가를 매입해야 했다"며 "주민 접근성, 매매 가능성, 전문가 평가 등을 고려해 매입 비용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주민센터가 민원 접수 공간에 그치지 않고 공동체 유지'회복 기능을 하려면 주민 커뮤니티공간을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규모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주민센터 이전지가 올 하반기 착공 때까지 빈 건물로 방치되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수성구의회 황기호 의원(범어2'3동)은 "거액을 들여 매입한 건물이 흉물처럼 방치되고 있다. 빨리 철거를 하고 주차장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설계 공모가 끝난 뒤 착공과 동시에 철거해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며 "주민센터 이전 예정지라는 안내문이나 현수막 등을 현장에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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