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따라 '태도 바꾸는' TK 정치인들

입력 2017-02-10 04:55:02

탄핵 때 대통령과 거리 두다가 태극기 집회 커지자 슬쩍 동참

바른정당 지지율이 미미하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각 여론이 지역에서 점차 높아지면서 새누리당 대구경북(TK) 정치인들이 그간 탄핵에 대한 미지근한 태도에서 벗어나 탄핵 반대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등 박 대통령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8일 대구 중구 동아백화점 쇼핑점 앞에서 열린 국가안보정상화 촉구 대회에 참가해 탄핵 기각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바른정당 지지율이 미미하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기각 여론이 지역에서 점차 높아지면서 새누리당 대구경북(TK) 정치인들이 그간 탄핵에 대한 미지근한 태도에서 벗어나 탄핵 반대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등 박 대통령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8일 대구 중구 동아백화점 쇼핑점 앞에서 열린 국가안보정상화 촉구 대회에 참가해 탄핵 기각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박근혜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바빴던 대구경북(TK) 일부 정치권이 최근 탄핵 반대 집회인 태극기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등 '의리'를 내세우며 박 대통령 지킴이를 자처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TK 장악력이 점차 예전 수준을 되찾으면서 'TK 방죽'이 점차 재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초 탄핵에 찬성하거나 반대에 주저했던 인사들이 최근 태극기 집회 세력이 커지고 탄핵심판 기류에 미묘한 변화가 생기면서 여기에 편승해 정치적 입지를 높이려는 '기회주의적 행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대권주자로 자처하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8일 대구 중구 동아쇼핑 앞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정몽주의 '단심가'를 읊은 뒤 "대한민국을 위한 의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정치권에서 쫓아내야 한다"며 "내 양심과 헌법, 법률 그리고 모든 증거를 다 뒤져도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김 지사와는 정반대 행보다. 그의 앞선 발언들을 살펴보면 탄핵안 추진과 국회 가결에 찬성 입장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김 전 지사는 새누리당 분당 사태 전 탄핵에 동의한 비주류 비상시국회의 모임에 지속적으로 참석했고 언론 인터뷰에서도 탄핵 찬성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가운데 처음으로 11일 서울서 열리는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탄핵 기각 경북본부 회원 200여 명과 함께 참석한다. 남 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두고 반신반인(半神半人)이라 할 정도로 박 대통령의 열성팬으로 통했으나 그간 일정상의 이유 등으로 집회엔 불참했다.

'남의 집 불구경 보듯'했던 대구 새누리당 기초'광역의원들도 속속 대구에서 열리는 탄핵 반대 집회에 얼굴을 내밀고 있다.

특히 바른정당이 TK에선 큰 호응을 얻지 못하는 데다 박 대통령 탄핵 심판 기각 여론도 점차 확산되면서 지역 정치인들의 '안면 바꾸기'도 점차 노골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새누리당이 수도권에선 무너질지언정 TK에선 소위 '옛 자민련'으로 남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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