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장옥정·백동수·역적…2010년부터 드라마·영화 촬영
드라마 '김수로' '무신' '장옥정, 사랑에 살다' '육룡이 나르샤' 등과 영화 '조선미녀삼총사'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시대적 배경도 다르고 출연진도 분명 다르다. 단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창원의 해양드라마세트장에서 촬영을 했다는 것이다. 창원 해양드라마세트장은 드라마 촬영 및 해양교류사 홍보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석곡리 9천947㎡ 부지에 약 4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10년 4월 조성됐다.
한파가 이어지던 지난 1월 24일 오후 해양드라마세트장(이하 세트장)을 찾았다. 22, 23일 MBC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1월 30일 첫 방송)을 촬영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이날은 촬영팀도 떠나고 한낮에도 영상 1~3℃에 이르는 찬 날씨 탓에 관람객은 거의 없었다.
세트장 앞 커피숍 서성희(54) 사장은 "23일 오후 8시까지 촬영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불과 하루 차이지만 촬영의 흔적도 찾기 힘들었다. 아마도 촬영 당일 현장을 찾았더라면 입구부터 북적이던 촬영팀을 만날 수 있고, 먼발치에서 김상중 등 배우들을 볼 수 있었을는지는 모르지만 세트장 진입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드라마를 촬영할 때는 관람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세트장 입구에는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이곳에서 촬영한 16편의 드라마와 영화 포스터가 전시돼 관람객들을 반긴다.
제일 먼저 촬영한 것은 드라마 '김수로'(MBC). 김수로는 세트장에서 2010년 5월 13일부터 9월 18일까지 총 20회분을 촬영했다. 첫 드라마를 찍은 장소답게 세트장 건물 곳곳에는 김수로의 주요 장면 사진이 배치돼 있다. 포스터 16개를 보다 보면 '저 드라마도 이곳에서 찍었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드라마를 볼 때는 전혀 촬영 장소를 떠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가장 최근의 포스터는 MBC 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 장혁과 이하늬가 출연했으며, 2014년 12월부터 2015년 1월까지 3회분을 촬영했다.
세트장은 모두 6개 구역 총 25채의 건축물로 구성돼 있다. 가야시대의 야철장, 선착장, 저잣거리, 가야풍의 범선, 각종 무기류, 생활용품 등 다양한 소품이 갖춰져 있다.
세트장 입구 관광안내소에서 팸플릿을 챙기는 것은 필수. 건물 하나하나마다 안내 푯말이 세워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주차장 입구에도 세트장 안내도가 있지만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한 번에 모두 기억하기란 쉽지 않다. 손에 쥔 팸플릿의 설명을 읽으며 세트장 곳곳을 찾아다니면 어떤 건물인지, 어떤 구역인지 훨씬 도움이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게 실감 나는 순간이다. 안내 푯말이 없는 것은 시시때때로 이뤄지는 드라마 촬영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트장의 메인은 김해관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김수로의 주 촬영 장소로서 내부에 김수로'허왕옥 침실, 회의 장소, 각종 소품 등이 진열돼 있다. 건물 입구에는 얼굴을 갖다대고 김수로와 허왕후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있다.
3층 건물이지만 관람객들은 건물 2층까지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다. 다만 목조 건물 특성상 어린이나 노약자는 보호자와 함께 건물 안에 들어서는 것이 좋다.
김해관에서 바다 쪽으로 나오면 해상무역을 위해 배를 대는 곳인 선착장이 자리 잡고 있다. 드라마 김수로에서 허왕후가 배를 타고 도착한 모습을 찍었으며, 무사 백동수에서는 전광렬과 최민수의 대결 장면을 찍은 곳이다. 선착장 앞바다에는 바람의 방향에 따라 제자리를 돌고 있는 배가 있으며, 개펄에도 촬영에 이용된 것으로 보이는 배가 정박해 있다.
김해관 2층에서 다리를 넘거나 세트장 왼쪽으로 이동하면 해반촌 구역에 이른다. 이곳에는 신발가게, 대장간, 토기가게 등이 있어 서민들이 사는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소박함이 특징이다.
저잣거리는 가야시대 장터를 구현해뒀다. 짐승가죽을 파는 가게, 농기구를 파는 가게, 옷감을 파는 가게, 막걸리를 파는 주막 등이 있으며, 과일 모양 소품도 전시돼 있다.
이 밖에도 드라마 김수로 촬영 때 객사로 쓰였던 가야관, 공동우물 새미교, 마구간, 마방, 철광석 제련 등 우수한 철기를 만들기 위한 비밀연구동, 채집한 철광석을 제련하던 야철장 등이 있다.
전체적으로 가야시대의 건축물을 재현한 세트장은 2010년 조성 이후 여러 차례의 보수 과정을 거쳤다. 세트장의 건축 목적이 드라마나 영화 촬영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인 만큼 관람객들의 편의시설은 세트장 내부에는 없다고 할 수 있다. 화장실도 입구에 있으며, 유모차나 휠체어 등의 이동도 쉽지 않다. 출입금지 또는 관계자 외 출입금지 등의 안내문구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 하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창원 도심에서 승용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만큼 드라마 촬영 등으로 세트장에 못 들어갈 수도 있으니 찾을 계획이라면 사전에 문의(055-220-4061 마산합포구 문화위생과, 055-248-3711 세트장 관리실)하는 것이 좋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고 드라마를 찍는 세트장을 찾는다는 작은 기대감을 안고 방문한다면 더 큰 만족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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