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이우환·유병수·최병소·이배 참여
동원화랑이 개관 35주년 기념전을 마련한다. 10일(금)부터 '청대 숲 바람결'이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한국 추상회화를 개척한 선구자적인 고 정점식 화백을 비롯해 고 유병수 화백, 단색화가 이우환, 최병소, 이배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1982년 2월 10일 개관한 동원화랑은 추상회화와 현대미술까지 구상과 비구상을 아우르며 지역 미술계를 선도했다. 지역에서 30년을 넘어선 화랑 가운데 지금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곳은 동원화랑이 유일하다.
이번 전시 타이틀인 '청대 숲 바람결'은 동원화랑 중앙 정원에 있는 푸른 대나무 숲에서 착안했다. 손동환 대표는 "동원화랑을 통해 지역 작가들이 바람을 일으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정했다"면서 "지역 추상미술계 1세대 정점식, 현대미술제를 통해 대구와 인연이 깊은 이우환, 수많은 제자들로부터 존경받는 유병수, 오랜 세월 단련한 작품세계가 현재 꽃을 피우고 있는 최병소, 유럽과 미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이배 작가 등 대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작가를 초대했다"고 말했다.
고 정점식 화백의 작품은 당대 서구의 회화 사조를 수용함과 동시에 한국적인 소박함과 구성미를 담고 있다. 정적이며 간결한 구도를 바탕으로 선과 면을 표현하고 있지만 이와 대비되는 공감각적 생동감 또한 물결 치듯 그림 속에 나타나 있다.
'1980년대 추상미술 흐름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우환 화백은 모노하(物派), 동양적 추상을 세계화시킨 작가다. 이 화백은 "나의 그림은 끊임없는 반복의 수련 가운데 무한이 숨 쉬게 되고 기가 충만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림과 공간과 당신이 만나면 신기한 생명의 파장이 여울지는 설렘의 우주가 열린 것"이라고 했다.
2008년 작고한 고 유병수 화백은 1972년 신조회를 결성하는 등 지역 추상화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1972년부터 2003년까지 계명대 회화과 교수로 있으면서 후진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최병소 화백은 시대의 모습을 압축하고 있는 볼펜으로 신문에 긋기를 통해 내용을 지워가면서 현대미술이 추구하고자 하는 아방가르드 정신을 보여준다.
숯으로 독특한 추상의 세계를 그려 보이는 이배 화백은 포스트 단색화 선두주자로 꼽힌다. 파리와 뉴욕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이배 화백은 '숯'이라는 재료와 흑백의 서체적 추상을 통해 '한국 회화'를 국제무대에 선보이며 가장 '동양적인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배 작가는 "손 대표는 지역 미술계를 지켜온 예술인이다. 그래서 35주년이라는 연륜이 더욱 값져 보인다"면서 "국내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그 자체만으로도 이벤트"라고 말했다. 3월 10일(금)까지. 053)423-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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