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때문에, 달집태우기·도주줄당기기 못 본다

입력 2017-02-06 04:55:01

경북 시·군들 대보름 행사 취소…마을 단위 소규모 행사만 열기로

포항 영일만 앞 밤 바다에서 포스코의 야경을 배경으로 선상 불꽃축제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4일 오후 영일만크루즈(747t
포항 영일만 앞 밤 바다에서 포스코의 야경을 배경으로 선상 불꽃축제가 화려하게 펼쳐지고 있다. 4일 오후 영일만크루즈(747t'정원 800명)호가 항구동 선착장에서 출발해 송도해수욕장과 환호해맞이공원을 거쳐 포항제철소 앞바다에 도착, 폭죽을 하늘 높이 쏘아 올리며 '야경 불꽃 크루즈'를 진행하고 있다. 영일만관광유람선 관계자는 "올 들어 두 번째 해상 불꽃쇼인데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주말마다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선상 불꽃쇼 모습을 각각의 사진으로 담아 한 화면에 레이어 합성.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올해 경북에선 정월 대보름 행사를 보기 어렵겠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 우려로 지난해 말 제야의 종 타종식과 해맞이 행사를 취소한 데 이어 정월 대보름 행사도 모두 취소했기 때문이다. 23개 시'군 주최 행사는 모두 취소됐고, 청송'고령'봉화 등지에서 마을 단위 소규모 행사만 일부 열린다.

2017 정월 대보름 행사 준비가 한창이던 청도군이 3일 달집태우기, 도주줄당기기를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청도군은 애초 11일 청도천 둔치에서 도주줄당기기를 하고 달집을 태우면서 군민 안녕과 화합을 기원할 예정이었다. 행사에 쓸 가닥줄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AI 확산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민 의견이 많아지자, 3일 오후 AI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 대책회의에서 격론을 벌인 끝에 두 행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청도군 관계자는 "현재 제작된 도주줄당기기 가닥줄을 화양읍사무소로 옮겨 원줄을 마저 제작해 관광객이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할 계획이다. 달집 제작을 위해 청도천변에 옮겨놓은 지주목과 솔가지는 수요처를 파악해 처리 방안을 찾을 방침이다"고 밝혔다.

영천시도 달집태우기, 시민화합기원제 등으로 구성한 올해 정월 대보름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영천에선 과거 2차례 AI가 발생한 적이 있다. 이 때문에 AI 종식 때까지 차단 방역에 온 힘을 쏟기로 했다.

김천시도 AI 청정지역 사수를 위해 11일 개최하려던 행사를 취소했다. 도내 최대 규모인 453만 마리 닭을 사육하는 점을 고려했다. 김천에서는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김천시 지좌동 감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나왔다. 김천시는 2011년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정월 대보름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5일 충북 보은군의 젖소 사육농장에서 구제역 의심축이 신고됐다. 이렇게 되면 마을 단위 행사도 취소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와 행정자치부 등은 최근 주춤해진 AI가 확산세로 돌아설 것을 우려해 3일 "지역별 정월 대보름맞이 민속축제와 세시풍속 행사를 취소 또는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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