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4~6개월 사시 여부 확인
36개월 이상은 시력 측정 가능
시력이 차이 나는 눈 방치하면
약시 생겨 안경 써도 회복 안 돼
아이의 시력은 적절한 시각적 자극을 받으면서 차츰 발달한다. 갓 태어난 아이는 빛을 인지한 뒤 서서히 가까이 있는 사물을 보게 되며, 생후 3, 4개월이 되면 눈을 맞출 수 있다. 어린이들은 보통 7, 8세가 되면 1.0 정도의 시력을 갖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시력이 발달하는 시기에 굴절이상 등으로 방해를 받으면 한쪽 눈의 시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약시가 나타난다. 아이들은 시력이 좋지 않아도 불편을 호소하지 않아 부모가 알아차리기 어렵다.
◆안과 검진은 생후 4~6개월부터, 시력검사는 만 3, 4세에
굴절이상은 빛이 시신경과 망막에 정확하게 초점을 맺지 못해 물체가 흐려 보이는 증상으로 근시, 원시, 난시 등이 있다. 특히 시력이 완성되는 시기에 심한 굴절이상이나 사시 등이 있으면 시력이 더 이상 발달하지 못한다. 조기에 굴절이상을 발견해 교정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만 2, 3세는 시력 발달이 가장 민감한 시기이므로 만 3, 4세에는 꼭 시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생후 4~6개월에는 영유아 건강검진을 통해 간단한 문진과 사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생후 36개월 이상의 어린이는 시력검사표로 시력을 측정할 수 있다. 만약 시력이 한창 발달하는 시기에 시력이 차이 나는 눈을 방치하면 나쁜 쪽 눈에 약시가 생겨 안경을 써도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약시는 안경을 써도 시력이 1.0 이상이 나오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아기가 엄마와 눈을 맞추는 시기에는 아기의 눈이 안쪽으로 몰린 것처럼 보여 사시를 의심하는 경우가 있다. 영아기 때는 코가 낮고 코 쪽 피부가 눈을 덮어 내사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아기가 성장하면서 코가 높아지고 윤곽이 뚜렷해지면 사라진다. 아이들은 눈이 귀 쪽으로 몰린 외사시가 많다. 특히 증상이 가끔 나타나는 '간헐성 외사시'가 많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아이가 피곤할 때나 멍하게 먼 곳을 바라볼 때 이따금 눈이 귀 쪽으로 돌아간다면 외사시를 의심해봐야 한다.
◆안경 쓴다고 시력 더 나빠지지 않아
눈 건강을 유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정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다. 굴절 검사로 먼 곳의 글씨나 물체가 잘 보이지 않는 근시나 가까이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는 원시가 측정되면 안경을 착용한다. 사시가 발견되면 사시의 종류와 사시각에 따라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안경을 쓰면 시력이 더 나빠진다는 생각은 오해다. 근시와 원시의 차이 때문이다. 근시는 안구의 길이가 길어 물체의 상이 망막 앞에 맺히기 때문에 먼 곳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근시는 몸이 성장하면서 안구의 길이도 길어지는 탓에 성장 기간 동안 안경 도수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가까이 있는 것이 잘 보이지 않는 원시는 초점이 안구 뒤쪽에 맺힌다. 따라서 성장 과정에서 안구 길이가 길어지면 점차 안경 도수가 낮아지고 나중에는 안경을 벗을 수도 있다.
눈 운동이 시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다만 먼 곳을 자주 바라보면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책은 눈에서 약 30㎝ 정도 간격을 두고 보고, 30분 정도 독서 후 15분 정도 휴식하는 것이 좋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 책이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장지혜 대구파티마병원 안과 과장은 "아이 시력을 좋게 한다는 건강보조식품이나 영양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하루 세끼 식사로도 눈 건강에 필요한 영양소는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장지혜 파티마병원 안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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