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백두산호랑이 두 마리 '어흥'

입력 2017-01-27 04:55:02

100년만의 한반도 남쪽 숲 방사…포천·대전서 007 이송 작전

멸종위기종 백두산호랑이 두 마리가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이송된 가운데 그중 한 마리인 15살
멸종위기종 백두산호랑이 두 마리가 봉화군 국립백두대간수목원으로 이송된 가운데 그중 한 마리인 15살 '두만이'가 26일 동물관리동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모두 수컷인 두 호랑이는 약 열흘간 실내 사육장에서 따로 머물며 환경을 익힌 후 자연서식지와 유사하게 조성된 호랑이숲으로 이동해 적응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일반인 공개는 이 같은 적응 기간이 6개월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여 오는 5월 백두대간수목원 정식 개장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산림청은 암컷을 포함한 백두산호랑이 3마리를 이곳으로 더 들여올 계획이다. 우태욱 기자 woo@msent.co.kr

산림청이 봉화군에 조성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내 '호랑이 숲'에 멸종위기종 백두산호랑이 두 마리가 들어왔다.

우리 민족을 상징하는 백두산호랑이가 한반도 남쪽 숲에 방사된 것은 100여 년 만이다. 한국에서 발견된 마지막 백두산호랑이는 1921년 경주 대덕산에서 잡힌 호랑이였다.

산림청은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과 대전 오월드에 있던 '두만'(15살)이와 '금강'(11살)이 등 백두산호랑이 수컷 2마리를 25일 오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으로 안전하게 이송했다고 26일 밝혔다. 두 마리 호랑이는 한중 산림협력회를 통해 산림청이 중국에서 기증받은 호랑이다.

이 호랑이들은 앞으로 안정과 적응 훈련을 거친 뒤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르면 오는 4월쯤 암컷 호랑이도 백두대간수목원으로 옮겨져 장기적으로 번식을 추진한다.

이날 호랑이를 이송 작업은 '007 작전'을 방불케 했다. 25일 오전 수의사와 사육사들을 동반, 무진동 항온항습 차량에 오른 두만이와 금강이는 시속 70여㎞의 속도로 이동했다. 1시간마다 15분씩 휴식을 하며 고속도로와 일반 국도를 거쳐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이날 오후 늦게 백두대간수목원에 도착했다.

호랑이 입식은 한반도에서 사라졌던 백두산호랑이를 백두대간 숲에 첫 방사하고, 체계적으로 보존해 전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산림청은 향후 유전형질이 우수한 호랑이 10여 마리도 추가로 도입할 계획이다.

봉화 백두대간국립수목원은 호랑이 숲은 국내에서 호랑이를 전시하는 곳 중 가장 넓은 곳(4.8㏊)으로 관람객 안전을 위해 호랑이가 숲을 탈출할 수 없도록 안전펜스도 설치돼 있다. 현재 자연 서식지와 최대한 유사한 환경으로 조성 중이다, 사업이 완료되면 국내 최고 수준의 진료와 사육환경을 갖추고 24시간 호랑이를 관리, 보존하게 된다. 앞으로 국민들은 기존 동물원 우리에 갇힌 호랑이가 아닌 숲 속에서 뛰노는 백두산호랑이를 만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50여 마리의 백두산호랑이가 전국 동물원에서 사육 중이다.

한편 호랑이 숲이 있는 산림청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에 전시와 연구'휴양 기능을 모두 갖춘 아시아 최대 규모(5천179㏊)로 조성돼 지난해 9월 임시 개관했다. 현재 운영 상태를 점검 중이며, 올해 상반기 중 정식 개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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