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문화회관 기획전, 어둠 속 긍정의 메시지

입력 2017-01-27 04:55:02

밤하늘에 뜨는 '달무지개' 유리상자에 뜨다

정승혜 작
정승혜 작 '달무지개'

봉산문화회관 기획 '유리상자-아트스타'의 올해 첫 번째 전시는 회화를 전공한 정승혜 작가의 설치작품 '달무지개'(Moonbow)전이다.

작가는 유리상자 천장에 '달무지개'라고 부르는 1.5m 길이의 빛 묶음을 매달았다. 짧은 원호 형태의 네온사인 6가닥이 무지갯빛을 그리도록 마련한 장치다. '달무지개'는 달의 반대편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달빛에 의해 만들어지는 무지개이다. 달에서 반사되는 빛은 약하기 때문에 '달무지개'는 빛을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희미하며, 하늘이 어두울수록, 달이 밝을수록 더 쉽게 관찰된다. 작가는 자신이 살아온 부정적인 감정의 시간 속에서 그 부정의 시간과 동시에 존재했던 긍정적 순간의 메시지를 발견하고 '달무지개'를 그 은유의 상징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번 작품은 2015년 발표한 '안녕, 무지개'와 2016년 발표한 '번뇌의 달은 모두 별이 되리'를 유리상자 공간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다.

기존의 드로잉 중심의 전시가 선의 조형성에 주목한 것이라면, 이번 유리상자 전시는 그 선 드로잉보다 공간에 더 주목했다. 3면의 유리 벽면에는 시간의 변화처럼 달이 변화하는 10가지 모양을 나누어 붙이고, 그 아래에 10컷의 선 드로잉 이미지와 시의 구절을 반짝이 시트 지로 부착했다. 이번 전시는 작가와의 공감을 위해 이제까지 개방하지 않았던 유리상자 출입문을 열어놓았다.

봉산문화회관 정종구 큐레이터는 "정 작가의 그리기 행위는 생의 현실에서 경험했던 불안과 방황의 시간을 잊고 전혀 다른 충만감으로 몰입하려는 장치"라면서 "달무지개의 긍정을 호출하는 유리상자 설치작품은 과거 기억의 치유"라고 평했다. 3월 19일(일)까지. 053)66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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