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으로 진일보한 대구시향 연주 기대하세요"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이 최근 2017년 연주 일정을 공개했다. 올해부터는 대구시향의 정기공연을 상임지휘자의 이름을 따 '코바체프 시리즈'로 명명했다.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는 대구시향의 연주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역대급 고난도 레퍼토리를 선정했다. 그는 2014년 4월 지휘봉을 넘겨받아 대구에 온 지 4년째다. 화려한 라인업과 완성도 높은 대곡 연주로 지역 관객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겠다는 그로부터 신년 각오를 들어봤다.
-반환점을 돌았다. 중간 평가를 하자면.
▶성공적이었다. 대구에서 전석 매진을 이어갔고, 지난해 유럽 3개 도시 순회공연에서도 그랬다. 베를린'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암스테르담 콘세르토허바우 오케스트라 등 세계 최정상 교향악단이 우리 연주를 듣고 감동했다고 한다. 그들에게 실력을 입증했고 만족한다. 하지만, 험난한 여정의 걸음마 단계다. 순회공연 이후 단원들도 자극을 받았다. 우리는 더 열심히 할 테고, 최고의 수준이 되자는 게 내 목표다.
-2017년 연주 프로그램 구성은?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연주를 선보일 것이다. 예를 들어 차이콥스키, 모차르트로 시작해 프랑스 인상파 음악을 연주해 음색을 다양하게 만들겠다. R. 슈트라우스는 크고 특별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요한다. 이외에 I. 스트라빈스키, G. 말러 등 연주할 곡이 많다. 대중적인 음악과 고난도의 곡을 섞어서 공연하겠다.
-대구시향의 실력향상을 위해 어떤 고민을 하는가?
▶단원들은 각자 개성을 가지고 있다. 또 저마다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려는 걸 알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느끼고 반응하는지 내면을 파악해 잠재된 재능을 끌어내는 건 쉽지 않다. 몰아치고 지시하는 것보다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 최고의 연주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세계적 무대 경험을 통해 더 잘해야 할 이유를 찾았다.
-일각에서 최근 오케스트라 연주 실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려를 불식시킬 방법은?
▶대구시향의 실력이 향상됐고 발전했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는데, 유감이다. 연주자의 실력은 공연을 통해서만 확인된다. 비판도 격려이자. 만족도의 표현이다. 열린 자세로 건설적인 비판을 받아들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더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두드러진 변화는? 무엇을 기대하면 될까?
▶새 멤버를 영입할 것이다. 이번에 멕시코에서 트롬본 연주자가 왔다. 내가 없을 때 연습과 지휘를 대신할 부지휘자도 곧 선임할 것이다. 세계적 수준의 바이올리니스트, 피아니스트 등을 초청해서 협연할 예정이다. 그들은 정기연주회와 다른 시즌 공연을 장식할 것이고, 우리도 최고의 연주를 선보일 준비가 됐다.
-공연 중에 악보를 보지 않던데.
▶공부하고, 곡을 만들어가는 개인적인 방식이다. 허세부리려는 건 아니다. 공연할 악보를 외우면 음악에 더 잘 집중할 수 있다. 대표적인 교향곡은 암기하는 게 편하다. 복잡한 메모를 보려다 단원의 연주를 못 볼 수도 있다. 그건 끔찍하다. 협연, 오페라. 합창 공연에선 실수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어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지휘자가 악보를 넘기는 것만으로 솔리스트가 안정감을 느끼기도 한다.
-지휘 동작이 멋지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음악을 느끼고 그대로 표현하는 것뿐이다. 카라얀은 종종 "황홀한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조절하라"고 했다. 동작에 지나치게 집중하지 말라는 뜻이다. 어떤 지휘자는 종종 자신이 지휘한다는 걸 잊는다. 음악을 느낄 때 그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도(中道)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평소에 대구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개인적인 시간은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설을 특별히 보낼 방법은 있는지.
▶특별한 건 없다. 도시를 거닐고, 테니스를 하기도 한다. TV를 보거나 여기서 사귄 친구와 저녁을 먹는 게 전부다. 따뜻한 섬에 가서 2주 정도 쉬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정리할 서류도 많고 공부할 악보도 많다. 연휴 때는 상점이 문을 닫기 전에 음식을 미리 사놓고, 다음 달 있을 지휘캠프 강의를 준비할 것 같다.
댓글 많은 뉴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탄핵안 줄기각'에 민주 "예상 못했다…인용 가능성 높게 봐"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