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체프 상임지휘자 신년 레퍼토리

입력 2017-01-27 04:55:02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대구시향 연주 기대하세요"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이 최근 2017년 연주 일정을 공개했다. 올해부터는 대구시향의 정기공연을 상임지휘자의 이름을 따 '코바체프 시리즈'로 명명했다.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는 대구시향의 연주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역대급 고난도 레퍼토리를 선정했다. 그는 2014년 4월 지휘봉을 넘겨받아 대구에 온 지 4년째다. 화려한 라인업과 완성도 높은 대곡 연주로 지역 관객에게 더 큰 만족감을 주겠다는 그로부터 신년 각오를 들어봤다.

-반환점을 돌았다. 중간 평가를 하자면.

▶성공적이었다. 대구에서 전석 매진을 이어갔고, 지난해 유럽 3개 도시 순회공연에서도 그랬다. 베를린'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암스테르담 콘세르토허바우 오케스트라 등 세계 최정상 교향악단이 우리 연주를 듣고 감동했다고 한다. 그들에게 실력을 입증했고 만족한다. 하지만, 험난한 여정의 걸음마 단계다. 순회공연 이후 단원들도 자극을 받았다. 우리는 더 열심히 할 테고, 최고의 수준이 되자는 게 내 목표다.

-2017년 연주 프로그램 구성은?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연주를 선보일 것이다. 예를 들어 차이콥스키, 모차르트로 시작해 프랑스 인상파 음악을 연주해 음색을 다양하게 만들겠다. R. 슈트라우스는 크고 특별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요한다. 이외에 I. 스트라빈스키, G. 말러 등 연주할 곡이 많다. 대중적인 음악과 고난도의 곡을 섞어서 공연하겠다.

-대구시향의 실력향상을 위해 어떤 고민을 하는가?

▶단원들은 각자 개성을 가지고 있다. 또 저마다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려는 걸 알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느끼고 반응하는지 내면을 파악해 잠재된 재능을 끌어내는 건 쉽지 않다. 몰아치고 지시하는 것보다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 최고의 연주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세계적 무대 경험을 통해 더 잘해야 할 이유를 찾았다.

-일각에서 최근 오케스트라 연주 실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려를 불식시킬 방법은?

▶대구시향의 실력이 향상됐고 발전했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는데, 유감이다. 연주자의 실력은 공연을 통해서만 확인된다. 비판도 격려이자. 만족도의 표현이다. 열린 자세로 건설적인 비판을 받아들이겠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더 열심히 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두드러진 변화는? 무엇을 기대하면 될까?

▶새 멤버를 영입할 것이다. 이번에 멕시코에서 트롬본 연주자가 왔다. 내가 없을 때 연습과 지휘를 대신할 부지휘자도 곧 선임할 것이다. 세계적 수준의 바이올리니스트, 피아니스트 등을 초청해서 협연할 예정이다. 그들은 정기연주회와 다른 시즌 공연을 장식할 것이고, 우리도 최고의 연주를 선보일 준비가 됐다.

-공연 중에 악보를 보지 않던데.

▶공부하고, 곡을 만들어가는 개인적인 방식이다. 허세부리려는 건 아니다. 공연할 악보를 외우면 음악에 더 잘 집중할 수 있다. 대표적인 교향곡은 암기하는 게 편하다. 복잡한 메모를 보려다 단원의 연주를 못 볼 수도 있다. 그건 끔찍하다. 협연, 오페라. 합창 공연에선 실수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어서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 지휘자가 악보를 넘기는 것만으로 솔리스트가 안정감을 느끼기도 한다.

-지휘 동작이 멋지다고 하는 사람도 많다.

▶음악을 느끼고 그대로 표현하는 것뿐이다. 카라얀은 종종 "황홀한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조절하라"고 했다. 동작에 지나치게 집중하지 말라는 뜻이다. 어떤 지휘자는 종종 자신이 지휘한다는 걸 잊는다. 음악을 느낄 때 그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도(中道)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평소에 대구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개인적인 시간은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설을 특별히 보낼 방법은 있는지.

▶특별한 건 없다. 도시를 거닐고, 테니스를 하기도 한다. TV를 보거나 여기서 사귄 친구와 저녁을 먹는 게 전부다. 따뜻한 섬에 가서 2주 정도 쉬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여유가 없다. 정리할 서류도 많고 공부할 악보도 많다. 연휴 때는 상점이 문을 닫기 전에 음식을 미리 사놓고, 다음 달 있을 지휘캠프 강의를 준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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