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사태는 기획" 직무정지 박 대통령 언론 인터뷰 논란

입력 2017-01-26 04:55:05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보수 성향의 인터넷 방송 '정규재TV'와 인터뷰를 갖고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어마어마한 거짓말을 만들어 탄핵 근거가 취약하다"며 "오래 전부터 기획하고 관리한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의 언론 접촉은 지난 1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신년간담회 이후 24일 만이다.

박 대통령의 이날 인터뷰는 설 연휴 직후 이뤄질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면조사와 3월초로 앞당겨질 것으로 보이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을 앞두고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위한 여론전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권한이 정지된 상황에서 언론과의 본격적인 인터뷰에 나서고, 설 연휴 이후 2차 기자간담회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사실상의 적극적인 정치행위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또한 학계와 언론계 일각에서도 보수 결집과 여론 전환을 겨냥한 행보로 보이지만 도리어 비판론을 거세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박 대통령은 이날 최순실 게이트를 기획했다고 주장하는 배후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한마디로 거짓말로 쌓아올린 커다란 산이자 가공의 산"이라며 기획설을 재차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최순실의 인사 천거는 문화계 외에는 없었다"며 광범위한 국정농단은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건으로 현직 장관 구속 1호를 기록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관련, "뇌물죄도 아닌데 구속은 너무했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박영수 특검이 제기하는 '박근혜-최순실 경제공동체' 의혹에 대해서도 "엮어도 심하게 엮었다"고 반박하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광범위한 부정적인 여론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이처럼 직접 여론전에 적극 나선 건 지지층 결집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영향을 주기 위한 시도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보수단체의 탄핵반대 시위가 세(勢)를 부풀리는 현 국면이 적기라고 봤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박 대통령 측이 대통령의 양친 묘소 참배 사실을 언론에 공개한 것도 여론전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이날 박 대통령의 인터뷰는 오후 8시부터 정규재TV를 통해 유튜브를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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