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당뇨 만성질환 동네의원 모니터링, 있으나 마나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을 동네의원에서 주기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게 한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이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노인 환자들이 직접 혈압'혈당 수치를 재고 등록하는 자체가 어려운 데다 동네의원들도 과도한 업무 등을 이유로 참여를 꺼리는 탓이다. 지난해 9월 도입된 이 사업은 환자가 스스로 측정한 혈압'혈당 수치를 모바일 앱, 인터넷 웹 사이트, 전화 등으로 보내면 환자 상태를 잘 아는 동네의원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해준다.
시범사업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참여 동네의원 수는 오히려 줄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75곳(대구 126곳'경북 149곳)이던 참여 의료기관은 이달 13일 현재 188곳(대구 81곳'경북 107곳)으로 31.6%(87곳)나 줄었다. 참여자 모집도 저조한 형편이어서 대구 900여 명, 경북 1천200여 명 등 2천100여 명에 그치고 있다. 고혈압'당뇨 환자는 대구 39만7천 명(2015년 기준), 경북 52만9천 명에 이른다.
이처럼 사업 실적이 저조한 것은 서비스 이용 자체가 불편해서다. 환자가 사업에 참여하려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은 뒤 모바일 앱, 웹 사이트를 통해 생체정보를 입력해야 한다. 만성질환자가 대부분 IT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이란 점을 간과한 셈이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2월, 65세 이상 노인이나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 동네의원에 전화나 문자로 수치를 보내면 해당 의원에서 직접 입력이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반면 의료기관의 부담감은 더욱 커졌다. 바쁜 진료 현장에서 일일이 전화로 수치를 받아서 입력하고 상담하는 게 쉽지 않다. 경북 한 내과의원 원장은 "수치를 기록하려면 기존에 사용하던 처방 프로그램과 다른 웹 사이트를 띄워서 접속해야 하고, 기록 방법도 굉장히 번거롭다"며 "만성질환자들은 질환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어 참여를 권해도 거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혈압'혈당계 사용법을 교육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고 동네의원들은 하소연한다. 노인들이 한두 번만의 설명으로 사용법을 익히기 어렵고 기기 오작동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대구 한 내과의원 원장은 "현재는 혈압'혈당계를 무상 지급하지만 파손되면 자신이 보상해야 하고, 참여를 중단할 때 어떻게 반납해야 하는지 등의 지침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대구본부 관계자는 "아직 시범사업이고 참여율이 높지 않은 상태이지만 다음 달 말까지 환자 등록을 늘리고 홍보 역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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