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22곳 둥지 틀어 서울대학로 못잖은 명성
극단이 극장 운영, '독특한 형태'
문화단체 유입도 늘어나는 중
대구문화재단 집적화사업 성과
연극계 역량 확충'시장확대 결실
대구시 남구 대명동 공연문화거리에 최근 소극장들이 잇따라 문을 열어 공연 준비에 나서고 있다.
현재 '대명공연문화거리'에 입주한 소극장(뮤지컬극단 포함)은 모두 22곳. 작년 말 18곳보다 4곳이 늘어났다. 새롭게 문을 연 극장은 극단 하루(대표 김동수)의 '길', 극단 동성로(대표 최영주)의 '골목실험극장', 극단 초이스시어터(대표 안희철)의 '아트벙커', 극단 기차(대표 이나경)의 '창작공간기차'다.
남구청과 대구문화재단이 실시하고 있는 '대명공연문화거리 집적화사업'의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 극장이 늘어난 주요 배경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대구 연극계의 축적된 역량과 인프라 확충, 연극시장 확대라는 바탕이 있다.
정철원 대명공연문화거리 운영위원장(극단 한울림 대표)은 "최근 문을 연 대명동의 소극장들은 극단들이 극장을 운영하는 독특한 형태로 기획과 제작, 공연이 한 흐름으로 이어지는 장점이 있다"며 "일단 극장이 많이 늘어나면 콘텐츠가 다양해져 관객 유입 증가나 시장 확대가 가속화 될 것"이라고 한다.
'영남오페라단' '놀이터'(교육), '움'(교육) 등 문화단체의 유입도 계속 늘고 있다. 무용이나 밴드, 음악단체들의 입주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다양한 단체들이 대명공연문화거리에 들어오면서 콘텐츠 다양화가 촉진되고 단체 간의 협업, 협조 관계도 가능해졌다.
15일 권영진 대구시장, 정대경 한국연극협회장, 최종원 연극인 등 VIP급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열었던 소극장 '길'의 이동수 대표는 "일단은 저희 극단 컬러를 내는 일보다 공연을 계속 이어가는 데 중점을 둘 것"과 "극장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사회 참여극 등 우리만의 컬러를 찾아 나설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개관 기념공연을 하고 다음 달 정식 개관하는 극단 초이스시어터의 소극장 '아트벙커'는 100여 석의 객석 규모를 갖추었고 대구 도시철도 3호선에 인접해 접근성도 좋다. 아트벙커는 제작과 공연사업을 겸업하게 돼 극단의 역량이 무대에서 그대로 펼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안희철 초이스시어터 대표는 "연극 한 장르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예술 분야와 접목을 시도할 것"이며 "인디밴드 공연, 벨리댄스, 클럽 디제잉까지 모든 공연을 녹여낼 것"이라고 했다.
근래 내부 사정으로 활동이 주춤했던 극단 동성로는 극장 이름을 '골목실험극장'으로 바꾸고 의욕적인 출발에 나섰다. 한울림, 액터스토리 등 다른 소극장과 가까워 극장 간 밀집도가 높은 편이다. 최영주 동성로 대표는 "규모는 100석으로 작은 편이지만 기동성 있게 다양한 장르 실험에 나설 계획"이며 "무용, 무언극, 마임 같은 신체극이나 악기, 음악과 협업도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 달 중순 개관하는 극단 기차의 '창작공간기차'도 의욕적으로 준비 작업에 나서고 있다. 예전 18번 도로에 있던 기존 연습실을 개조해 가변형 무대, 극장으로 특화했다. 이나경 기차 대표는 "일단은 실험, 창의적 작품 위주로 무대를 꾸밀 것"이라며 "자리를 잡으면 주민 교육사업에 나서 미술전시회, 학생무용공연, 창작발표회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김종성 대구연극협회장은 "일단 남구청과 대구문화재단의 '대명공연문화거리 집적화' 사업이 결실을 거둔 좋은 예"라며 "최근 대학로가 침체기를 맞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대명동이 전국적인 공연문화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