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철의 '별의 별이야기'] 드라마 첫 주연배우 이성경

입력 2017-01-20 04:55:02

"모델인데 역도선수役 몸무게 쑥쑥 불렸어요"

모델 출신 배우 이성경이 역도 선수를 연기한다? 최근 끝난 MBC 수목극 '역도요정 김복주'의 여주인공 이성경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캐스팅 같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성경은 귀여운 김복주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연기해 호평받았다. SBS '푸른 바다의 전설', KBS2 '오 마이 금비'와 경쟁해야 했기 때문에 시청률은 낮았지만 이성경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마니아 시청자들을 양산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 첫 주연을 맡은 이성경은 "시청률이 높게 나올 상황이 못 됐다"며 "훌륭한 작품들과 대결했다. 우리는 신인들이 이끄는 드라마였으니 좋은 시청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짚었다. 하지만 "부끄럽지 않게 좋은 작품 하나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시청률은 낮았지만 많은 분이 사랑해주신 게 마음으로 느껴졌다"고 좋아했다.

김복주 역할에 몰입할 수 있었던 건 "복주가 되자"는 이성경의 마음가짐 때문이었다. 그는 "복주는 '모델 출신에 키도 큰 내가 정말 할 수 있는 역할일까?' 우려했던 캐릭터인데 대본을 읽을수록 재미있었고 빠져들었다"며 "현장에서도 늘 복주로 있을 수 있었다. 내 목소리 톤이 높은 편이라 톤도 낮추려 했고, 복주가 되려고 대본을 계속 보며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복주가 워낙 순수한 감정의 소유자였기 때문에 이입이 잘 됐어요. 우는 모습조차 이전 드라마들에서와 달리 그냥 정말 복주였던 것 같은 내 모습을 보며 정말 복주가 됐구나 싶었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나 할까요?"

모델 출신인데 역도선수 역할을 맡아야 하니 두렵진 않았을까. 그는 "살 찌우는 데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빼면 되니까"라면서도 "그런데 막상 찌기 시작하니 무서웠다. 초반에는 주위 사람들에게 '나 우울해'라며 투정도 부렸다. 체질이 바뀔까 두렵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을 안 하니 편해졌다"고 웃었다. 최고 몸무게에 대해선 노코멘트했지만 초반 인터뷰 당시 4~5㎏ 쪘다고 했을 때와 비교하면 "무한정 계속 쪘다"고 기억했다. "평소에 하던 운동을 못 하고 야식을 계속해서 먹다 보니 살이 계속 찌더라고요. 다리에 살이 안 찌는 체질인데도 다리가 두꺼워졌죠. 하하. 다시 운동도 시작했어요. 돌아와야죠."

현실감 가득한 리액션도 좋았다. 그는 "다른 대사가 있었는데 애드리브로 바꾼 것들이 많다. 다만, 너무 웃기게 하면 과할 것 같아 현실적으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며 "대사를 살리려는 노력보다는 복주의 생활 언어, 말투대로 대사를 했다. 복주처럼, 복주 입장에서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런 걸 좋아하신 것 같다"고 몰입했다.

호흡을 맞춘 남주혁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두 사람은 모델 시절부터 알고 지내 오랜 친구 사이다. 이성경은 "너무 친하니 처음에는 준형이라고 부르는 게 어색했는데 어느 순간 편해졌다. (남)주혁이 아니고선 준형 캐릭터에 어울리는 사람이 없었다"며 "나도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 이끌어주실 선배님이면 좋겠다 싶었고 솔직히 걱정도 됐다. 그런데 캐스팅되고 보니 나와 비슷한 주혁이었다. 그래도 의지도 많이 됐고 굉장히 든든하게 잘 해줬다. 귀엽고 사랑스럽게, 꾸러기처럼 잘 해줬으니 파트너로서의 호흡도 좋았다"고 즐거워했다.

특히 이성경은 복주가 사랑받는 역할이라 좋았다. 이전 '치즈인더트랩'이나 '닥터스' 등에서는 사랑받지 못하는 역할이었다. 그는 "이전에는 사랑이 고픈 아픈 친구들을 연기했는데 이번에는 마음껏 달달한 연애를 즐길 수 있어서 굉장히 행복했다. 복주가 주인공인, 그녀의 첫사랑 이야기이니 대본이 복주 편이어서 좋았다"고 행복해했다.

"꿈같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역도요정 김복주'는 순수한 동화 같은데, 동화 속에 살다 나온 기분이랍니다. 찍으면서 저도 힐링 됐고요. 다시 복주를 볼 수 없어서 그리울 것 같아요. 저에겐 복주가 진짜 사람 같거든요. 헤어지기 아쉽네요. 그래서 이 역할에서 나오기 싫은데 어쩔 수 없겠죠?"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