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주변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이번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 시간이 턱없이 부족할까 우려된다. 시간이 촉박할수록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에 대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당장 지역의 대표적 대권 주자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유승민 바른정당 국회의원에 대한 검증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본다. 김 의원의 경우 경기도 3선, 대구 총선과 대구시장 선거 각각 1차례를 거쳐 4선 국회의원이 된 만큼 수도권과 지역민들은 그가 어떤 인물인지 꿰뚫고 있다. 야당 불모지 대구에서 지역주의의 벽을 허물며 정치적 다양성의 교두보를 확보함으로써 정치 지도자로 우뚝 섰다. '대통합의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대표되지만, 야권 지지층은 선거 과정에서 '박정희'박근혜 마케팅'을 통해 우클릭하지 않았느냐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유승민 의원도 마찬가지다. 3선 내내 상임위는 국방위원회만 고집하면서 '군공항이전특별법'을 일궈내 대구공항 통합이전의 단초를 마련했다. 특히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법인세 인상, 경제 민주화, 복지 등 뚜렷한 정책 지향을 통해 '따뜻한 보수, 합리적 보수'의 표상으로 입지를 굳혔다. 친박 중심의 새누리당을 깨고 바른정당을 창당한 주역이기도 하다. 물론 보수 일각에서는 경제와 복지 측면에서 '좌편향'이란 공세도 퍼붓고 있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도 민선 기초단체장 3선, 광역단체장 3선 등을 통해 충분히 검증받은 인물이다. 지방분권형 개헌 전도사로, 현재 새누리당 보수 혁신을 부르짖고 있다.
대선 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도 대선 출마나 자치단체장을 거치면서 정치 지도자의 자질과 역량에 대해 국민들이 가늠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런 점에서 외교부 관료로 공직에만 몸담아온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짧은 기초단체장 이력을 갖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경우 상대적으로 검증 자료가 빈약하다. 그만큼 철저하고 혹독한 검증이 필요하다.
특히 반 전 총장에 대해서는 도덕성, 정치적 성향, 주변 지지 세력, 정책 지향점 등이 거의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대선 지지도가 선두권을 오르내리고 있는 주자이기에 언론과 정치인들의 검증과 더불어 본인이 정치적 색깔을 분명하게 드러내 보여야 할 때다. 지지도가 더 올라가느냐, 더 추락하느냐는 검증 이후의 문제다. 문 전 대표와 함께 반 전 총장에 대한 각종 의혹과 루머가 집중되는 것도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인물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를 받았다는 언론의 의혹 제기에 대해 '인격살인'이라는 식으로 일축할 게 아니다. 터무니없는 매터도라면 마땅히 '명예훼손' 고소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진실 규명의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가까운 친척의 친일 행적에 대한 의혹 제기부터 강남 차병원, 신천지 연루설 등 갖가지 논란에 휩싸여 있다. 근거 없는 무차별적 흑색선전은 경계해야겠지만, 합리적 의심이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반드시 수사나 본인 해명 등을 통해 시시비비를 밝혀내야 하는 것은 유력 대선 주자로서 당연히 거쳐야 할 관문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재명 시장의 정공법이 눈에 띈다. 이 시장이 자신의 형과 형수, 어머니를 둘러싼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감추거나 회피하지 않고 솔직하게 털어놓음으로써 부정적인 면도 진솔함을 통해 어느 정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른 주자들이 새겨봐야 할 대목이다. 초유의 현직 대통령 특검 수사와 탄핵으로 일그러진 현 나라꼴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대권 주자에 대한 검증은 아무리 혹독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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