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이다. 한의학에서는 봄'여름'가을'겨울을 거쳐 다시 봄이 오는 것을 '환주불휴'(環周不休)라고 하며 자연스러운 연속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예부터 새해 새달 새날을 시작하는 설은 다른 명절보다 훨씬 의미를 뒀으며 자식들과 친지, 이웃 간의 정을 돈독히 하는 큰 명절로 기념했다.
하지만 요즘 명절에는 어김없이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이 나온다. 명절을 지내기 위해 멀리 계신 부모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하고, 차례 준비를 하는 데 힘들어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명절은 교통 혼잡에 시달리는 귀향길이나 명절 음식 준비로 힘든 시간이 되기도 한다. 몸보다 더욱 힘든 것은 감정의 고통이다. 한의학에서는 몸에 이상을 주는 감정의 변화를 '칠정'(七情)이라고 해서 '희노우사비공경'(喜怒憂思悲恐驚)으로 나눠 설명한다. 그중에서도 화남, 걱정, 두려움이 명절 증후군의 감정 변화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명절 증후군은 안정이 부족해 생기는 결과다. 안정은 계획과 행동, 결과와 평가'정리, 재계획 등 일련의 과정이 자연스러울 때 느낀다. 그러나 자신을 방해하는 무언가로 인해 일련의 과정이 어긋나면 마음속의 답답함을 느끼고 의지가 위축된다.
이를 두고 한의학에서는 '기울'(氣鬱), '기체'(氣滯) 또는 '울화'(鬱火)라고 표현한다. 이런 상태가 되면 마음이 급해지고, 생각의 폭이 좁아지며 쉽게 짜증이 나고 몸이 무겁고 아프다. 대사 능력이 떨어져 소화 장애와 더부룩함, 두통, 어지러움 등도 동반하게 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두 가지 방법이 필요하다. "화가 난 기분을 표현하지 마세요" "화가 나는 상황을 만들지 마세요" 등이다. 이미 화가 났다면 표현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미 화가 나 있기 때문에 화를 표현하든 안 하든 스트레스가 가라앉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면 화가 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최선이다. 생기가 충실해 안팎의 분탕에 휘둘리지 않도록 감정적으로 충분히 이완돼야 한다. 충분한 수면과 과하지 않은 식사도 필요하다. 체력이 부족해지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칠정'으로 불리는 심리적인 변화가 몸에 주는 영향에 대한 깊은 연구와 치료법을 갖고 있다. 기울'기체'울화'식적 등의 증상 등이 나타날 때는 원인을 파악해 적절한 침과 탕약을 처치하면 충분한 도움이 된다.
심리적 안정이 되지 않는다는 건 위축과 긴장으로 기혈 순환이 방해를 받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따뜻한 생강차는 설명절 스트레스와 피로, 추위로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활짝 펴줄 수 있는 좋은 약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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