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아마야구 현황 보고' 발간…13살부터 변화구 훈련 시작, 권장 연령보다 1∼3살 빨라
우리나라 고교야구 투수들이 변화구를 너무 이른 나이부터 던지는 탓에 부상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혹사도 선수 생명을 갉아먹을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7일 발간한 '아마야구 현황 보고 Ⅱ'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담긴 내용은 2016년 고교야구 전국대회 8강 진출팀 투수들과 2017년 프로구단에 지명된 고교 졸업 예정 신인 선수 등 전국 39개 고교 총 316명의 투수를 대상으로 부상 및 훈련 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교 투수들의 주요 부상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커브, 슬라이더, 싱커 등 변화구를 던지기 시작하는 시기가 너무 빠른 데다 과도한 훈련과 잦은 경기 출장 탓에 휴식 시간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스포츠의학연구소(ASMI)는 커브 경우 14∼16살 이후, 슬라이더는 16∼18살 이후에 연습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고 권고한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선 국내 고교 투수의 절반 이상이 이 권고를 따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선수가 변화구를 던지기 시작한 시기는 커브의 경우 13살(23.7%), 슬라이더는 15살(21.5%), 싱커는 16살(25.0%)이었다.
또 조사에 응한 고교 투수 가운데 91.7%는 팔이 피로한 상태에서 투구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 투수 중에서 지난해 1회 이상 연투한 경험이 있는 선수는 63.2%나 됐고, 이 중 5회 이상 연투한 투수도 22.6%에 달했다. 팔이 피로한 상태에서 던진 경험이 있는 선수는 그렇지 않았던 투수보다 약 1.7배 부상 위험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KBO 측은 "투구 수에 따라 휴식일을 지정하고 이를 준수해야 한다. 제도를 개선, 체력 훈련과 재활 운동을 위해 고교야구의 시즌 시작 시기를 현행 3월에서 4월로 연기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