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에 치유하는 '지하철 참사 악몽'

입력 2017-01-16 04:55:05

대구트라우마센터 내달 18일 활동

대구에도 트라우마센터가 문을 열고 공식 활동에 나선다.

대구지하철 중앙로역 화재 참사를 계기로 지난해 9월 출범한 2'18 안전문화재단은 내달 18일 참사 추모일에 맞춰 340여 명에 달하는 사상자 및 유가족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고 16일 밝혔다. 추모식 때 모일 사상자 및 유가족들에게 대구트라우마센터를 소개하고 다양한 심리지원 프로그램과 참여 방법 등에 대해 공유하기로 한 것.

최웅용 대구트라우마센터장은 "2월 18일 추모식에 오시는 많은 유가족들에게 센터의 존재와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함으로써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겠다"면서 "대구시민들에게도 참사 피해자들과 함께 정서와 감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센터가 중심에 서겠다"고 말했다.

대구트라우마센터 설립에 앞서 2'18 안전문화재단은 지난 12일 세월호 참사 이후 출범한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안산온마음센터)를 찾아 협력체계 구축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이날 방문은 김태일 2'18 안전문화재단 이사장과 최웅용 대구트라우마센터장, 대구시 재난안전과 직원 3명이 참여했다.

안산온마음센터는 세월호특별법을 근거로 2014년 5월 설립됐으며, 정신건강 보건의와 간호사 등 36명이 유가족과 미수습자 가족 804명, 생존자와 생존자 가족 120명을 대상으로 다양한 심리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안소라 부센터장은 "지난해 여름, 단원고 생존 학생 10여 명과 함께 5박 6일 동안 부산, 대전 등 전국 여행을 다녀왔다"며 "바다 여행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 부산 해운대에서 발을 담그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센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산온마음센터를 둘러본 김태일 이사장은 "참사 14년이 지나서야 트라우마센터가 출범했다는 것은 참 불행한 일이다. 이날 방문을 통해 트라우마센터의 당위성을 재확인했고 스스로 우리가 하는 일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확신을 얻게 됐다"고 했고, 최웅용 센터장은 "참사 피해자들에게 세상이 뭐라 하든 우린 피해자 당신 편이라는 굳건한 지지를 보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대구지하철 참사 유가족들에게 대구트라우마센터가 이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18 안전문화재단은 참사 당시 모인 성금 670억원 중 남은 113억원을 기본재산으로 설립됐으며, 예금 이자 1억여원과 대구시의 지원금(5년간 10억원)을 통해 추모사업, 트라우마 치유, 안전문화교육, 안전포럼 등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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