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직격탄…대구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매출 반토막 신음

입력 2017-01-16 04:55:05

27개 식당 중 10곳, 손님 텅∼

대구의 대표적인 명물거리인 평화시장 닭똥집 거리가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손님이 급감, 신음하고 있다. 13일 오후 동구 평화시장 한 닭똥집가게에 손님이 한 명도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박상구 기자
대구의 대표적인 명물거리인 평화시장 닭똥집 거리가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손님이 급감, 신음하고 있다. 13일 오후 동구 평화시장 한 닭똥집가게에 손님이 한 명도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박상구 기자

대구의 대표적인 치킨가게 밀집지역인 평화시장 닭똥집 명물거리가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신음하고 있다.

13일 오후 8시 동구 신암동 평화시장 닭똥집 명물거리(이하 똥집골목), 한창 사람들로 북적일 시간대지만 골목은 한산하기만 했다. 이곳 똥집골목에서 닭똥집과 치킨 등을 판매하는 식당은 모두 27곳. 그러나 이날 전체 식당 중 3분의 1이 넘는 10곳에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다른 식당들도 서너 테이블만 간신히 채우고 있을 뿐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빈 가게를 지키던 식당 주인은 계산대 앞에서, 아르바이트생들은 빈 테이블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하릴없이 휴대전화만 만지작거렸다.

식당 주인들은 AI 여파로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6년 전 개업했다는 정화섭 씨는 "가뜩이나 경기가 나빠 매출이 조금씩 줄어들던 상황에서 조류 파동까지 겹치며 손님이 작년 같은 시기보다 30~50%가량 줄었다"며 "식당을 처음 열었던 2011년에도 AI 파동을 겪었지만 지금 타격이 훨씬 더 크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원우 평화시장 닭똥집 명물거리 상우회장은 "똥집골목을 찾는 손님들이 대부분 관광객이어서 일회성 방문에 그치고, 동네 상권도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얼마 전 권영진 대구시장 등 60여 명이 똥집골목을 찾아 회식을 하는 등 대구시도 도움을 주고 있지만 전체 상권이 워낙 침체한 상황"이라고 했다.

AI 파동과 함께 닭고기값도 크게 오르며 상인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업주 이모 씨는 "보통 치킨가게에서 쓰는 11호 닭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가격이 20% 정도 올랐고 부산물인 닭똥집도 마찬가지"라며 "닭똥집 튀김 재료인 근위(모래주머니)는 가공에 손이 많이 가는 부위인데, 최근에는 이 작업을 하려는 인력을 구하기도 어려워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AI 바이러스는 75℃ 이상에서 5분 이상 조리하면 사멸된다. 상인들은 닭고기가 안전한 먹을거리인데도 닭요리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강해진 것이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업주 정모 씨는 "닭고기는 200도의 기름에서 튀기는데 무슨 바이러스가 남을 수 있겠나. 하지만 손님들이 갖는 막연한 거부감은 설득이 어렵다"며 "시민들의 인식이 바뀌고 AI 파동이 잠잠해지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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