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희구의 시로 읽는 경상도 사투리] 초생달(1월 12일)

입력 2017-01-12 04:5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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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희구(1942~ )

음력 정월 초사흘

초생달이 새초무리한데

생긴 꼬라지가

꼭 비웃장 상한

시에미 눈꼬랑대기맹쿠로

까꼴랑해졌다

(시집 『개살이 똑똑 듣는다』 오성문화 2015)

*새초무리하다: 싸늘하고 찬 기운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꼬라지: 꼴. 모양 *비웃장 상한: 비위가 상한

*시에미: 시어머니 *눈꼬랑대기맹쿠로: 눈꼬리처럼

*까꼴랑하다: 낚시바늘처럼 날카롭게 꼬부라진 모양. 뭔가 기분이 뒤틀려있을 때도 마음이 까꼴랑해졌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 즉 고부간의 갈등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숙제일까?

이렇듯 대개 한 가정의 불화는 고부간의 갈등에서 비롯함이 다반사인데 그 옛날 '며느리의 설음'이라는 영화가 공전의 대히트를 기록한 것도 이런 정서를 반영한 것일 터이다. '알레르기 반응'이라는 말이 있다. 뭔가를 서로 마주 대하면 체질적으로 거부반응부터 일으키는 경우를 말하는데 딱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사이가 그래왔다. 위의 작품은 며느리의 입장에서 시어머니를 삐딱한 시각으로 바라본 것인즉, 아무쪼록 새해에는 고부간이 서로 오손도손 좋은 사이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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