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굳센 자활 의지가 영덕 송이 생산 전국 1위 일궜다

입력 2017-01-11 04: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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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군은 지난해 289t의 송이를 생산해 전국 생산량의 36.4%로 전국 1위를 했다. 2005년부터 10년 넘는 세월 동안 송이 생산 전국 최고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송이 생산마을 주민들의 남다른 노력과 정성이라는 비법 덕분이다. 특히 송이가 자라는 터에 불이 일어나지 않도록 감시하고 관리하는 등 자발적인 산불감시 자활(自活) 노력이 낳은 결과물인 셈이다.

무엇보다 영덕에서도 지품면 삼화리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10여 년 동안 주민 스스로 산불감시 조직을 가동해 해마다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마을 공동 산불감시 초소를 운영하고 있다. 산림계는 한 번 산불로 소나무가 타면 다시 송이버섯이 나오기까지 40년은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송이산 지키는 일이 마을주민의 생존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이런 주민들의 산불감시 덕에 마을은 '소각 산불 없는 녹색마을'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활동으로 영덕 송이의 30~40%가 지품면에서 나오고 특히 삼화리 산골마을의 송이가 지품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배경이다. 2005년 전까지 엎치락뒤치락했던 전국 생산 1위 기록은 영덕, 지품, 삼화리로 굳어졌다. 이는 자연히 주민 소득으로 이어졌다. 80여 가구 주민들이 연간 수십억원의 송이 수입을 올리면서 삼화리 마을이 영덕에서도 '빚 없는 부자마을'로 손꼽히는 까닭이다.

영덕은 또 다른 자활의 모범 역사를 가진 곳이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펼쳐지던 시절, 영덕에서도 가난하고 접근조차 어려운 마을로 통했던 영해면 사진리, 시나리 마을 어촌계의 자활 실화(實話)다. 산길 빼고는 마을에 이르는 길마저 없던 시절, 어촌 주민의 힘으로 미역이 자라는 바닷속 바위인 '짬'을 사람 손으로 가꾸는 '짬매기'로 명품 미역을 생산해 전국적인 이름을 얻은 일이다. 주민 수입 증대는 물론 정부 등 곳곳에서 쏟아진 관심은 마땅했다.

영덕군의 사례는 주민 스스로 공동체 살길을 뚫고 지키며 주머니까지 넉넉하게 변화시킨 자활의 좋은 경험 이야기다. 농촌 마을이 많은 경북에 이 같은 자활 결실의 사연이 보다 널리 공유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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