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비대위원에 정우택·이현재·박완수·김문수

입력 2017-01-10 04: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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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상임전국위원회가 9일 5시간의 기다림 끝에 가까스로 열려 비상대책위 구성을 끝냈다. 핵심 친박계의 조직적 보이콧으로 무산될 뻔했으나 새누리당은 상임전국위원 총원을 6명 줄여 성원 인원을 극적으로 맞추면서 인명진 비대위원장을 수장으로 하는 당 최고의결기구인 비대위가 구성됐다. 하지만 서청원 의원은 인 위원장을 탈당 강요와 명예훼손 등으로 형사 고소하는 한편 상임위원 정원 축소를 '불법'으로 규정하며 거세게 맞서고 있어 양측의 싸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오후 7시 상임전국위는 정우택 원내대표, 이현재 정책위의장, 박완수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4명을 비대위원으로 의결했다. 총 위원 45명 가운데 과반수인 23명이 참석하는 데 꼬박 5시간이 걸렸다.

상임전국위는 시작부터 웅성거렸다. 회의 시작 시각인 오후 2시가 지났지만 전체 상임전국위원(51명)의 과반수는커녕 20명도 모이지 않았다. 대구경북에서는 위원 7명 중 이철우 의원(경북 김천), 이인선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만 모습을 보였고, 윤재옥 대구시당위원장과 백승주 경북도당위원장 등 주요 위원들이 불참했다.

회의 성사의 캐스팅 보트를 쥔 사람은 이철우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해외 출장으로 지난 6일 상임전국위에 불참했으나 이날 오후 5시쯤 한국에 도착했고, 오후 6시 50분쯤 국회에 등장하면서 성원 숫자인 23명을 극적으로 맞췄다. 이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을 만장일치로 선출해 놓고 아무런 조직을 못 만들면 잘못된 것이다. 조직을 만들어서 일하는 게 중요하다"며 회의 참석 이유를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상임전국위원 총원을 줄이는 초강수를 뒀다. 총 51명인 위원 숫자를 45명으로 줄이면서 원래 26명이었던 정족수가 23명이 됐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보면 당 대표나 비대위원장이 임면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 선출직이 아닌 분들에 대해선 당대표 면직 권한이 있어 6명을 면직 처리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당규에 따르면 여성위원회 소속 상임위원은 당 대표가 임명 및 해임권을 갖고 있는데 이정현 전 대표가 임명한 이들을 신임 당 대표인 인 위원장이 해임하는 방법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여성위원은 당 대표가 임명하고 날릴 수 있는 사람이다. 현재 여성위원들은 이정현 전 대표 시절 임명한 이들로 서청원 의원의 입김이 많이 들어간 사람들이어서 회의에 오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 의원은 가만히 있지 않고 즉각 반발했다. 이날 오전 서 의원은 인 위원장에 대해 정당법상 탈당 강요, 형법상 명예훼손,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등을 사유로 들어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 오후 추가 입장문을 통해 서 의원은 새누리당의 위원 정원 축소와 관련, "인명진 위원장의 친위 쿠데타"라고 지적했고 "어떤 기준과 근거로 숫자가 줄었는지 분명하게 설명치 못하면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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