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눈앞에 둔 미국의 신년 정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8년 만에 정권 교체로 여야가 뒤바뀐 공화당과 민주당은 새 의회 문이 열리자마자 '오바마 지우기' 대 '오바마 지키기'의 팽팽한 기싸움에 돌입했다.
특히 '지는 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뜨는 해' 트럼프 당선인이 작전을 진두지휘하며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펼치면서 거센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대치 전선의 정중앙에 오바마케어가 놓인 모양새다.
2014년 시행된 오바마케어는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던 저소득층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의무가입하도록 한 건강보험 개혁정책으로, 현재 2천100만 명의 미국인이 가입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대 업적 중 하나로 꼽히지만, 공화당은 정부 재정부담 증가와 가입자 보험료 급등을 이유로 줄곧 폐지를 주장해 왔다.
공화당은 오바마 재임 기간 오바마케어 폐지 방안을 담은 10여 건의 법안 통과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정치쇼'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와 연방의원 선거를 공화당이 모두 석권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은 오바마케어 폐지를 워싱턴 권력 교체의 신호탄으로 쏘아 올렸다.
트럼프 당선인이 "오바마케어는 엉망"이라고 포문을 열자, 공화당은 3일 115대 의회 개원과 동시에 오바마케어 폐지안을 첫 안건으로 올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 후 '1호 행정'으로 오바마케어 폐지 행정명령을 발동키로 했다.
이로써 오바마케어는 시행 3년여 만에 역사의 뒷길로 자취를 감추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이 이처럼 의기투합하고 나서자 벼랑 끝에 내몰린 오바마 대통령은 비상이 걸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의총과 비슷한 시간 의회에서 열린 민주당 상하원합동회의 현장을 찾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척 슈머 상원,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와 함께 이 자리에 도착해 "공화당의 새 계획은 트럼프케어"라고 주장하고, '오바마 레거시' 사수를 주문했다. 민주당은 오바마케어가 폐지되면 2천만 명의 저소득층이 다시 건강보험을 잃게 된다며 '부자 정권' 대 '서민 정당'의 대결구도로 몰아갔다.
공화당은 아직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법안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하지 못한 상태라고 CNN은 전했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한덕수·이준석 이어 전광훈까지…쪼개지는 보수 "일대일 구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