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편 진입로·북편 연결교량, 신호등 없어 눈치껏 피해야
4일 오후 1시 30분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서편 진입로. 동대구로를 달리던 승용차가 이곳으로 들어가려 차 머리를 오른쪽으로 돌렸다. 마침 진입로 앞을 걸어가던 한 시민이 급하게 멈춰 섰다. 차와 사람 사이 거리는 불과 50여㎝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어 차 4대가 연이어 입구로 향하자 갈 길이 막힌 보행자는 5명으로 늘었다.
비슷한 시간 동대구역 앞에서 성동고가차도 북편 연결 교량으로 우회전하는 차들도 보행자를 위협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택시 2대가 잇따라 우회전하자 10여m 길이의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 서너 명이 도로 한가운데에서 고립됐다. 안전요원이 있었지만 잠시 통제를 하지 않은 사이 천천히 걷던 노인 부부 1m 앞까지 접근해 급하게 속도를 줄이는 차도 있었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 주변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달 백화점과 터미널이 들어서면서 교통체계가 바뀐 뒤 진입로와 교차로에서 차량과 보행자의 동선이 겹치는 상황이 벌어진다. 무단횡단 방지 펜스 등 교통안전시설이 설치되긴 했지만, 여전히 보행자 안전 사각지대가 남아 있는 것이다.
동대구로와 인접한 서편 진입로와 북편 연결 교량 지점에는 횡단보도 신호등이 없다. 이 때문에 차량과 보행자가 서로 눈치껏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곳은 도시철도와 KTX역 주변이라 짐을 가진 보행자가 특히 많아서 차들을 피해가느라 애를 먹곤 한다. 북편 연결 교량을 건너던 김정현(35) 씨는 "신호등이 없는 상황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걸어가는데 차가 너무 빠르게 다가와서 놀랐다"며 "어두운 밤에는 보행자가 잘 보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자칫 사고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호가 있는 교차로에서도 보행자는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경북수협네거리와 효목고가네거리이다. 이곳은 환승센터 진입로로 가는 길목이어서 통행량이 늘었고, 특히 우회전을 하는 차량이 증가했다. 이 때문에 보행 신호를 받고 도로를 건너는 사람들 앞으로 우회전 차량이 끼어드는 경우가 잦다.
대구시는 환승센터 준공에 맞춰 일대 도로의 교통안전시설을 보완했지만 주로 버스승강장 개선, 무단횡단방지시설 도입 중심으로 이뤄졌다. 시설물 설치가 어려운 곳은 안전요원에게 보행자 안전이 맡겨진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북편 연결 교량 지점은 동대구고가교 공사를 올해 10월 마무리하면 신호 횡단보도로 운영할 것"이라며 "배치된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차량과 보행자가 안전하게 지나도록 안내하고, 이달 내로 교통자문회의를 열어 추가로 시설을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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