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은행, 지난달 금리 인상
올해도 가계와 기업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까다로울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이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데다 일부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전망한 올해 1분기(1∼3월) 대출태도지수는 -19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대출 태도의 동향 및 전망을 나타낸 통계로 -100부터 100 사이에 분포한다. 전망치가 마이너스(-)이면 금리나 만기연장 조건 등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고 응답한 금융회사가 대출심사를 완화하겠다고 밝힌 업체보다 많다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작년 11월 28일부터 12월 9일까지 국내은행 15개, 상호저축은행 16개, 신용카드사 8개, 생명보험회사 10개, 상호금융조합 150개 등 199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항서 한은 은행분석팀 과장은 "국내 은행의 대출이 가계 주택자금을 중심으로 깐깐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의 차주별 대출태도지수 전망치를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13으로 나타났다.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 기업의 영업실적 악화 우려 등을 감안해 기업에 대한 대출 태도를 강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가계를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태도지수 전망치는 -30,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지수 전망치는 -10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들은 지난달부터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 신한은행에서 판매하는 코픽스 변동금리 대출은 지난 10월 말 연 2.9~4.2%에서 지난달 3.26~4.56%로 0.36%포인트(p) 뛰었다. KB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2.70~4.01%에서 2.96~4.27%로 올랐다. KEB하나은행은 2.80~4.00%에서 3.06~3.84%로, 우리은행은 2.85~4.15%에서 3.01~4.01%로 각각 최저 금리가 상승했다. 올 들어서도 DGB대구은행의 경우 변동금리가 실질적으로 0.1%p상승했고 우리은행도 23일 부동산대출 가산금리를 0.2~0.3%p 인상 예정이다. 이처럼 금융기관들이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대출 증가세가 꺾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작년에도 전망치가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음에도 실제로는 가계 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새해 들어 금융권의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진 것은 사실이다. 대출 수요자들이 은행권과 정부의 대출 상품을 이용하지 못하면 제2금융권으로 가게 되는데, 제2금융권 대출 조건도 까다로워지면 서민층은 높은 대출 금리를 부담해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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