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개헌 보고서' 계기로 문재인에 총공세

국민의당, 野 후보단일화 일축 "계파주의·대통령제 청산해야"

대구시 동구 유승민 의원(동구 을) 지역구 사무실에서 관계자들이 3일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떼어냈다. 왼쪽은 지난해 3월 16일 유 의원 사무실에 박 대통령 사진이 걸린 모습. 오른쪽 사진은 4일 사진을 떼어내고 시계를 걸어둔 유승민 지역구사무소 모습.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에 감정싸움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세세한 문제를 두고 의견 차이를 보여 왔으나 최근에는 한집안 출신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주요 현안에 대해 사활을 건 싸움이 벌어지는 중이다.

먼저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의 개헌 보고서를 계기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해 총공세를 폈다.

김동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4일 비대위'중진 연석회의에서 "현대사가 증명하듯 국가 대개혁은 만악의 근원인 계파 패권주의와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 없이는 한발도 나아갈 수 없다. 계파 패권세력과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의 개헌에 반대하는 정치인과의 통합은 꿈에도 있을 수 없다"며 문 전 대표의 야권후보 단일화 제안을 일축했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개헌 보고서에 대해 "이는 더불어민주당 친문 세력들이 마치 문 전 대표가 이미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결정됐다는 전제하에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가 시작됐다는 방증"이라며 "대선 선두주자로서 국가적 대개혁보다 우선 당선되고 보자는 비겁한 행위가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는 국정 농단으로 나라를 망치고, 민주당 친문 세력은 개헌에 반대하는 게 목적인 것 같다"며 "며칠 전 문 전 대표 측근이 김진표 민주당 의원에게 문자를 보내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될 테니까 줄을 잘 서라'는 식으로 얘기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런 민주당 친문 패권주의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 야당이 패배하고 분열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최근 개헌과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문제를 주장하면서 문 전 대표를 공격하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국민의당을 싸잡아 비난했다.

정진우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교묘하게 대통령 직선제 헌법의 탄핵으로 왜곡시키는 세력들이 바로 수구세력"이라며 "촛불 민심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지 대통령 직선제 헌법의 탄핵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박근혜가 아니라 헌법이 문제야'라고 펼치는 주장은 결국 '박근혜가 뭘 그리 잘못했나'라는 탄핵 무효 주장 세력들의 논리와 맞닿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 임기 단축 주장 또한 '정략적 대선판 흔들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개헌은 단순한 권력구조의 변경만이 아니라 자유롭고 평등한 민주공화국의 발전을 담아낼 내용이 중요하며 그 주체 또한 정치인이 아니고 국민이어야 한다"며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주장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