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덴마크의 모자(母子)

입력 2017-01-04 04:55:02

"신(神)의 어머니는 지상의 어머니처럼 울지 않는다."

르네상스 조각가 미켈란젤로가 모자상(母子像)인 피에타(Pieta'슬픔, 비탄)를 완성한 뒤 한 말이다. 피에타상은 성모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안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작품으로,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 있는 '로마 피에타'가 가장 유명하다. 1499년 24세의 미켈란젤로가 피에타상을 완성했을 당시에는 이런저런 비판에 시달렸다. '성모 마리아가 왜 그렇게 젊은가?' '성모 마리아의 몸이 예수보다 큰 이유는 무엇이냐?' '성모 마리아는 왜 울지 않는가?' 등등….

미켈란젤로는 제자에게 "티끌만큼도 욕망의 때가 묻지 않은 동정녀는 실제 나이보다 훨씬 젊게 표현했고, 아들인 예수는 인간의 몸을 가졌기에 나이에 맞게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연구에 따르면 피에타상을 정면보다는 사다리를 타고 위에서 내려다보면 진가를 확실히 알 수 있다고 한다. 위에서 본 성모 마리아는 예수를 안은 왜소하고 다소곳한 모습이고, 예수는 하느님의 곁으로 돌아간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자간의 사랑과 슬픔을 우아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표현했기에 최고의 걸작으로 불린다.

모자상은 성당뿐만 아니라, 조각가들이 가장 즐겨 만드는 주제다. 어머니의 따뜻한 품에 천진난만한 아이가 안겨 있는 모습은 너무나 아름답고 푸근하다. 모녀상보다는 모자상이 더 어울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남자들이 어머니에게 훨씬 의존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미나모토노 요시쓰네(源義經'1159~1189)는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무사다. 그는 가마쿠라 막부를 세운 요리토모의 이복동생으로 큰 공헌을 했지만, 형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그 비극성 때문에 전설의 주인공이 됐지만,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 또한 길이 기억된다. 요시쓰네가 두 살 때, 아버지가 라이벌인 기요모리에게 패해 죽었는데, 절세미녀였던 어머니는 자식들을 살려주는 조건으로 기요모리의 첩이 된다. 원수의 첩이 되는 치욕 속에서도 자식들을 돌봤으니 어머니의 사랑은 끝이 없다.

덴마크에서 정유라 모자가 체포됐다. 정유라는 "두 살배기 아들을 돌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울먹였다. 최순실은 딸 정유라를 걱정하고, 정유라는 아들을 걱정한다. 여론은 모정을 이용하느냐며 부정적이다. 어머니를 잘못 만난 아이가 가여울 뿐이다. '죄는 미워하되, 인간은 미워하지 마라'는 말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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