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인니 서부자바주 체육 교류 6년 평가] <상>파견 지도자 능력 인정받아

입력 2017-01-02 04:55:01

체육회장 장군 승진 시킨, 경북 체육 지도자의 힘

인도네시아 서부자바주체육회에서 활동하는 경상북도 파견 체육 지도자들이 지난달 27일 서부자바주 주지사 공관에서 열린 전체체전 우승 축하 행사에서 포즈를 취했다. 경북체육회 제공
인도네시아 서부자바주체육회에서 활동하는 경상북도 파견 체육 지도자들이 지난달 27일 서부자바주 주지사 공관에서 열린 전체체전 우승 축하 행사에서 포즈를 취했다. 경북체육회 제공

경상북도체육회와 인도네시아 서부주바주의 체육 교류가 7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 2010년 체육 지도자 파견 등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후 2011년부터 본격화된 양측의 교류 사업은 지난해 서부자바주가 전국체전에서 55년 만의 우승 숙원을 풀면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6~29일 서부자바주를 다녀온 '인도네시아 전국체전 우승 축하 경상북도 사절단'을 통해 교류 사업을 평가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본다.

파견 지도자 능력 인정받아

"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인이라는 긍지를 지니고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기회를 만들어주신 경상북도에 항상 감사한 마음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서부자바주 반둥시에서 서부자바주체육회의 복싱 지도자로 활동하는 천인호(58) 감독의 각오다.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한 천 감독은 지난달 26~29일 반둥시를 찾은 '인도네시아 전국체전 우승 축하 경상북도 사절단'과의 오찬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일했고, 그 덕분에 지난해 9월 서부자바주가 인도네시아 전국체전에서 55년 만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천 감독은 경북이 서부자바주에 파견한 제1세대 지도자로 2011년 5월부터 1일까지 7년째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다. 천 감독처럼 교류 시작 단계부터 파견된 지도자는 유도의 채무기(47), 사격 소총의 정기원(33), 태권도의 이우리나라(32) 감독 등 4명이다.

경북체육회는 그동안 육상 등 14개 종목에 지도자를 파견했으며 현재 초기 멤버인 4명을 포함해 육상의 정하준(65), 사격 권총의 김정규, 레슬링의 최정현(30), 양궁의 황효진(29), 펜싱의 이효균(27) 등 8개 종목에 9명의 지도자가 활동하고 있다.

유도의 채 감독은 최고의 성과를 내며 성공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경북체고 출신인 채 감독은 40대 후반의 나이지만 아직 미혼으로 외부 사람들에게는 '강한 남자', 선수들에겐 '자상한 형'오빠'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그는 이번 전국체전에서 금메달만 12개를 일궈냈다. 유도에 걸린 금 22개 가운데 절반 이상을 서부자바주에 안겨 우승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채 감독은 우리 지도자들의 능력을 확실하게 알린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했다. 그는 "전국체전에서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서부자바주가 우리를 받아들인 후 2012년 체전에서 2위를 하고, 지난해 우승의 숙원을 풀었다. 이제 우리를 보는 눈이 확 달라졌으며 절대 신임한다"며 "선수들에게 열심히 하면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동기 부여와 자신감을 심어준 게 가장 큰 보람"이라고 했다.

또 채 감독은 "이런 성과로 우리나라의 스포츠 능력을 알리고 현지 교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준 것도 보람된 일이다. 교민들이 모임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면서 "우리의 활약상이 알려지면서 인도네시아 다른 도시에서도 국내 지도자들을 대거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자카르타에서 활동하는 한 태권도 지도자는 "경북이 서부자바주에 파견한 지도자들이 이번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휩쓸면서 다른 지역의 한국 지도자들이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서부자바주체육회를 이끄는 사에푸딘 회장은 현역 육군 준장으로 최근 별을 달았다. 이를 두고 현지 체육인들은 "전국체전 우승 덕분에 장군으로 진급했다"고 얘기하고 있다. 또 서부자바주 체육회 관계자 상당수가 전국체전을 치른 뒤 능력을 인정받아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스카우트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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