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갈 사람 다 갔는데 또 떠나라니…"

입력 2016-12-31 04:55:11

인명진 '인적 청산' 요구에 반발…탈당 대상자 대거 지목하자, 핵심 의원들 불쾌감 드러내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인적 청산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인적 청산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30일 친박 핵심의 인적 청산을 공개 요구하자 친박계가 반발하고 있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인 위원장을 당 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어 비박계 집단 탈당 이후 수습 방안을 찾던 새누리당이 또다시 내홍에 휩싸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진 탈당 대상자로 지목된 친박계 핵심 의원들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친박 핵심 중진의원은 "지금은 화합이 더 중요한 시기인데 당혹스럽다"면서 "인적 청산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다.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겠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핵심 의원도 "당에 남아 있는 사람 대부분이 인적 청산 대상에 해당되는 것 같다. 당을 떠날 사람은 다 떠났고, 핵심 중진들 가운데 2선 후퇴를 선언한 분들도 있는데 그 이상 당을 떠나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이 지난 29일 구체적인 2선 후퇴 계획을 공개한 다음 날 인 위원장이 자진 탈당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날린 것도 친박계의 반발이 거세진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치 2선으로 물러나 국회 공식 일정을 제외하고는 지역구에 머물면서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최 의원 측은 "어제(29일) 밝힌 입장에서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30일 오후 일부 친박 의원들이 휴대전화를 꺼놓고 취재진들의 전화를 받지 않자 친박 의원 측에서는 "지금 전화를 안 받는 것은 다들 화가 많이 났다는 뜻"이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친박계의 반발을 감지한 인 위원장도 해법을 찾고 있다. 인 위원장은 대상포진에 걸려 병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스트레스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은 30일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다음 주 초 위원장님이 다선'중진 의원들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인적 청산의) 취지를 이해시키는 노력을 하실 것"이라며 "초'재선 의원과 원외 인사들은 모임이 있을 때 직접 찾아가 설명하는 과정을 거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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