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스토리·새 캐릭터…기존 시리즈는 몰라도 돼!
'에피소드 4' 이전 역사 다룬 스핀오프
새 주인공 진의 이야기로 액션 선보여
얼마전 숨진 '레아 공주' 캐피 피셔 등
반가운 오리지널 배우들의 얼굴 등장
'스타워즈'는 역사와 전통이 미천한 미국에서 신화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시리즈이며, 미국인에게는 거의 국민영화로 받아들여진다.
1977년 유럽의 뉴웨이브 영화의 공격으로 휘청거리던 할리우드에서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안 된 젊은 조지 루카스는 모두가 안 될 것이라고 고개를 흔들 프로젝트를 들고서 스튜디오들을 찾아다녔다. 여러 군데에서 거절당하던 그에게 기회를 준 곳은 영화사의 명가 20세기 폭스사였다. 그간 2류 장르로 취급받아 오던 SF를 들고 와, 가장 미국다운 장르라고 불리는 서부극에 전쟁영화, 모험영화, 갱스터, 공포영화, 뮤지컬 등의 장르적인 요소들을 뒤섞고, 컴퓨터 그래픽으로 손질을 한 후 영화를 내놓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당시까지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의 최고 흥행영화가 되었고, 이 영화로 인해 SF는 지금까지도 미국 영화산업을 대표할 최고의 장르로 등극하게 되었다.
이후 속편이 제작되면서 1977년 오리지널 '스타워즈'에는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이라는 제목이 다시 붙여졌다. 오리지널 삼부작, 프리퀄 삼부작, 지난해에 선보인 시퀄 '깨어난 포스'까지 7편의 '스타워즈'가 관객과 만났고, 이번에 선보이는 '로그 원'은 스타워즈 앤솔로지 첫 번째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77년 '에피소드4'의 이전 역사를 다루는 스핀오프 시리즈이다. 따라서 '로그 원'의 중간중간에는 오리지널 '스타워즈'의 반가운 얼굴들이 등장한다. 이미 사망한 배우도 있으며, 배우의 얼굴에 드리워진 40년이란 세월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CG로 배우의 얼굴을 복원한 작업도 관심을 끈다.
게다가 '로그 원'이 한국에 개봉하는 그 시각에 영원한 레아 공주로 팬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 배우 캐리 피셔가 사망했다는 뉴스는, 오랜 스타워즈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유명 가수와 배우의 딸로 태어나 평생을 레아 공주라는 레터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캐리 피셔의 젊은 얼굴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남다르게 다가온다.
감독은 괴수영화 '고질라'(2014)를 연출했던 영국 출신 가렛 에드워즈이다. 그는 일본 괴수영화 마니아이며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열혈 팬이라고 알려져 있다. 조지 루카스가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1954)에 대한 오마주를 자신의 영화에 넣은 것은 유명한 사실인데, 가렛 에드워즈 또한 이번 영화에 일본 액션영화의 요소들을 삽입한다.
40년 동안 7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고, 5편의 영화가 기획되고 있는 장대한 시리즈인 만큼 '스타워즈' 마니아가 아닌 젊은 영화팬을 유입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로그 원'은 기존 줄거리를 몰라도 볼 수 있는 스핀오프 영화로 소개되고 있으며, 이 영화 한 편은 그 자체로 완결적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40년 동안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이전 작품을 보지 못한 새로운 관객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그리하여 스타워즈를 잘 모르는 관객도 부담 없이 영화에 도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운다.
새로운 '스타워즈' 스토리는 새로운 주인공 진(펠리시티 존스)으로 시작된다. 아버지(매즈 미켈슨)가 적의 대량 살상 무기인 데스 스타의 개발에 긴밀하게 참여했던 과거 때문에 반군에 의해 데스 스타와 관련된 비밀을 캐내는 임무를 맡게 되는 진과 그녀를 중심으로 뭉친 로그 원 팀이 실패 확률 97.6%에 달하는 성공 불가능한 미션을 완수해가는 이야기이다. 데스 스타는 단숨에 행성 하나를 파괴해 버리는 가공할 만한 위력을 지닌 적의 최종 병기로 이것의 설계도를 훔쳐내야만 하는 로그 원 팀이 적진 한가운데로 침투하면서 스펙터클한 액션을 선보인다.
할리우드가 백인 남성 위주의 캐스팅 경향을 보인다는 오랜 비판에 대한 응답으로 젊은 여성 스타 펠리시티 존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아시아 팬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아시아 무협스타 견자단과 강문을 캐스팅하였다. 거기에 연기파 배우 매즈 미켈슨과 포레스트 휘태거가 든든하게 뒤를 받쳐준다.
영화는 터지고 폭발하는 액션 스펙터클과, 가족애와 로맨스를 곁들인 감동의 순간을 적절하게 넣었으며, 고전 장르에 대한 향수에, 독재에 저항하며 우주의 평화와 공화정의 가치를 숭상하는 정치적 알레고리까지 많은 것을 집어넣었다. 스타워즈 팬들에게 충실한 영화일 것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스타워즈에 열광하는 현상이 한국에서는 분명 다르다. 그것은 콘텍스트가 없는 이식된 문화 현상이다. 스타워즈 파생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기 위한 다국적 기업의 전략이 무방비 상태로 흡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장난스러운 귀여운 스타워즈 상품들이 덕후 취향을 제대로 저격함은 물론이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