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랴오닝 항모 무력시위는 트럼프 反中 행보에 대한 도전"

입력 2016-12-28 18:09:02

중국 해군의 랴오닝(遼寧)함 항모전단이 서해를 거쳐 서태평양까지 진출해 무력시위를 벌인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근 반중(反中) 행보에 대한 도전을 대외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랴오닝함 전단의 무력시위로 점점 껄끄러워지는 미중 관계는 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군사 전문가와 학계는 항모전단의 이번 움직임이 태평양을 지배하는 미국에 대한 중국의 도전과 양안 관계와 무역, 북한 문제 등으로 중국을 자극하는 트럼프를 시험하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남중국해 갈등과 트럼프와 대만 총통 간의 전화통화, 중국의 미 해군 무인수중드론 나포 등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이번 항모전단 훈련까지 이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군 전문가인 니러슝 상하이대 교수는 NYT에 중국 항모전단이 처음으로 서태평양에 진출한 이번 훈련에 대해 "너희가 우리의 한계선을 시험한다면, 우리도 그 게임에 참여하겠다는 (중국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번 훈련은 동아시아와 남중국해에서 미국이 아닌 중국 주도의 안보 테이블을 꾸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주변국들에 전달하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신미국안보센터(CNAS) 패트릭 크로닌 선임 연구원은 "이번 훈련의 목적은 중국이 동아시아 해역에서 안보 테이블을 차릴 수 있고, 이는 트럼프조차 뒤집을 수 없다는 것을 주변국들에 알리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은 "이번 훈련은 연례 훈련계획에 근거해 실시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훈련 성과에 의미를 부여해 미국을 견제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25일 사설에서 "이번 훈련은 량오닝함의 전투 능력이 강화됐고, 운항 범위가 확대됐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곧 미국 서해안을 포함한 동태평양까지 작전 영역이 넓어질 것"이라고 훈련 성과를 소개했다.

이 매체는 또 중국 정부에 국산 항모 건설의 속도를 높여 전투 능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이 같은 광폭 행보는 중국의 강한 군사력을 주변국에 과시하는 효과가 있지만, 반대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크로닌 선임 연구원은 "중국의 군사력이 강해지는 만큼 중국이 지역 헤게모니에 입맛을 다시고 있다는 공포심도 커진다"며 "중국의 강압적인 행동은 중국에 새로운 비용을 지우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마크 토너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우리 해군 항해를 두고 주장했던 것처럼 공해에서는 '항행의 자유'가 있다"며 항모전단의 항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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