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계란 반찬 찾기 어려워, 재료로 쓸 물량도 겨우 받아
무서운 속도로 전파되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계란 대란' 속에 대형마트'제빵업체는 물론 음식점들도 물량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계란 소비량은 680t으로, 국민 1인당 연간 268개씩 13.4㎏의 계란을 소비한다. AI 파동으로 이달 산지가격은 10개당 1천276원에서 1천490원으로 43.8%, 소비자가격은 10개당 1천931원에서 2천260원으로 24.3% 뛰었다. 서민 식탁의 주요 식재료인 계란값이 뛰자 곳곳에서 혼란과 공포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음식점 기본 반찬에서 계란 사라져
21일 대구 중구 한 음식점은 반찬용 계란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다 인근 음식점에서 4판(120개)을 가까스로 빌렸다. 이곳 주인은 "거래하던 계란 도매상이 AI 여파로 주문이 몰려 한 음식점에 하루 2판밖에 공급하지 못한다고 했다. 다른 거래처를 찾았지만 기존 거래처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며 "메인 메뉴인 돈가스를 반죽할 때 필요한 계란이 떨어지면 하루 장사를 일찍 끝내야 할지도 모른다. 맛이 조금 떨어지는 튀김믹스를 써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했다.
식당에서 계란국은 찾아보기 어렵다. 계란말이나 계란찜은 기본 반찬에서 사라졌고, 북엇국에도 계란을 넣지 못하는 상황이다. 베이커리'토스트 업체들은 계란 샌드위치 대신 참치 샌드위치를 내놓고, 떡볶이 가게에서는 삶은 계란을 빼거나 가격을 1.5~2배 비싸게 팔고 있다.
◆대형마트, 하루가 멀다 하고 가격 인상
롯데마트에 이어 이마트도 전국 147개 점포에서 계란 판매를 '1인 1판'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아울러 가격도 평균 6% 추가 인상했다. 30개들이 한 판(대란 기준)에 6천580원에서 6천980원으로 오른 것이다. 불과 2주일 만에 15.8%나 인상됐다. 롯데마트는 특정 품목(행복생생란, 30구)에만 판매를 제한했지만 이마트는 구매제한 품목이 훨씬 많아 파장이 더욱 클 전망이다.
주요 계란 공급선이 AI 직격탄을 맞은 롯데마트 일부 점포는 평상시 공급량의 50% 수준만 겨우 공급받고 있다. 인기 품목은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도 물량이 동날 정도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3사 중 유일하게 판매 제한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연이어 판매 제한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이 홈플러스로 쏠릴 경우 판매 제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1인 1판' 판매 제한과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제빵업계, 크리마스 케이크 사라질 판
크리스마스'연말 대목을 맞은 제빵업계도 울상이다. 규모가 영세한 동네 빵집들은 계란값 상승에다 수급 곤란까지 겪고 있어 '크리스마스 케이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특히 동네 빵집들은 재료값 부담이 커져 케이크 판매가 늘어나는 대목을 앞두고도 웃지 못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단골손님들에게 예약 주문을 받은 크리스마스 케이크만 20개가량 된다. 문제는 계란 가격이 오르기 전에 받은 것이라 재료값 상승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며 "케이크에 따라 계란이 서너 개씩 들어가는데 예약받은 케이크 가격을 올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당일 판매하는 케이크만 가격을 올릴 수도 없어 대목이 대목 같지 않다"고 했다.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계란 수급이 이뤄지고 있지만, 연말 이후 계란 구하기가 어려워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구 한 케이크전문점 관계자는 "이미 도매상 공급은 절반가량 줄었다. 급한 대로 소매점에서 구입해 사용하지만 앞으로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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