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없는 방 찾아…정우택 문전박대 연출?

입력 2016-12-22 04:55:02

비주류 회동 예고했음에도 방문…劉 "정치 진심 갖고 해야" 일침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1일 오전 유승민 의원실을 불쑥 찾아갔다가 만남이 불발된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일각에서는 유 의원을 포함한 비주류 의원들의 오전 회동이 대대적으로 예고됐음에도 불구하고, 정 원내대표가 방 주인이 없는 사무실에 찾아가 '문전박대' 당하는 모습을 일부러 연출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 카메라 기자와 함께 유승민 의원실을 찾아갔다. 예고 없이 이뤄진 방문이었다. 그 시간 유 의원은 같은 건물인 국회의원회관 2층에서 비주류 의원들과 집단 탈당을 논의하고 있었다. 정 원내대표는 "유 의원님을 만나서 대화를 하고 싶은데 만날 수가 없으니 오늘(21일) 오전 중이라도 만나 대화를 하고 싶다고 전해 달라"고 유 의원 보좌진에게 말했다. 약 2분 뒤 다시 사무실을 찾은 정 원내대표는 "연락이 되었냐"고 다시 물었고, 유 의원 보좌진이 "답을 듣는 대로 전해드리겠다"고 하자 "의원님이 만나겠다고 하시면 연락을 달라"며 자리를 떠났다.

이날 깜짝 방문을 두고 계획된 문전박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일 탈당을 결의한 비주류 의원들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오전 회의 시간과 장소까지 공개해 여당 원내사령탑인 정 원내대표가 이를 모를 수 없다는 것이다. 정 원내대표의 방문 소식을 들은 유 의원은 비주류 회동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정치를 좀 진심을 가지고 했으면 좋겠다"며 일침을 가했다.

논란이 일자 정 원내대표는 21일 오후 기자 간담회에서 방문 경위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옆에 앉아 있던 이현재 정책위의장이 '유승민 설득 노력 설명'이라는 글을 메모지에 적어 정 원내대표에게 건네는 모습이 기자의 눈에 포착됐다. 그는 "밤새 고민하다가 제가 자존심을 숙이고 유승민 의원방까지 찾아갔다. 유 의원이 회의 중이어서 나올 수 없으면 제가 원내대표실에서 낮 12시까지 기다릴 테니 연락을 달라고 했는데 그게 진정성이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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