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구미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다시금 고민하고 함께 논의해보자. '4차 산업혁명', 이 시대의 경제를 논하는 모든 이들에게 던져진 화두다. 초연결 시대는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는 초지능을 이끌어 낸다. 그리고 종국적으로는 이러한 초지능이 대융합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와 제품을 만든다. 말로는 참으로 간단한 논리다.
그러나 단순제조'임가공에 치중했던 대한민국 경제에는 결코 쉽지만은 않은 단어다. 과거 대기업 중심의 직렬적 산업구조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속에서 우리 경제의 급격한 성장시기에 매우 효과적인 구조였고, 이 속에서 대다수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하청을 통해 기업경영을 이어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시기가 분명 있었다.
문제는 글로벌 경제체제가 급격한 변화의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데에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 글로벌 경기침체, 환율전쟁 등 급격한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는 구미와 대한민국 산업 전반에 새로운 변화와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은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동남아 등지로 이전을 꾀하고 있고, 자체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고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한 중소기업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수출상황도 녹록지 않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대선의 결과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신보호경제의 대두는 기존의 자유무역에 대한 관념을 붕괴시키고 있다.
산업도시인 우리 구미에 이러한 위기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기업은 대외적으로 시장 위축과 더불어 무역분쟁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이는 구미공단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게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준비가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산업 육성 및 연구역량 강화로 산업구조를 다각화하는 구미공단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특히 기존에 취약했던 중소기업의 연구역량 부재를 보완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다행히 지금 구미공단에는 희망의 싹이 돋아나고 있다. 2008년 179개에 불과했던 구미지역 기업 부설연구소가 2016년 9월 기준 400개로 8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연구전담 부서 보유기업도 같은 기간 47개에서 199개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기업이 자체적인 기술력을 갖고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또한 국가5산업단지의 성공적인 분양과 연구개발 인력 확보를 위해 '융복합 탄소성형 부품산업 클러스터 조성' '고순도 공업용수 중앙공급체계 구축' 'KTX 구미 정차' 등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지역산업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풀어야 할 많은 숙제가 남아 있다. 사물인터넷(IoT) 융복합 산업 육성, 신소재, 3D 프린팅, 자동차 전장 산업 선점 등 글로벌 경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핵심산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이 아이디어만으로 기술자문에서 생산, 판매처 확보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은 다가올 미래가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산업의 변화에 대한 선언적 표현이다. 구미시민의 뜻을 받들어야 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서 다시금 생각해 본다. 지금이야말로 시의회가 시민과 기업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지, 어떻게 하면 구미시가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인지 함께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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