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세계갤러리 '백산 김정옥 도자전'

입력 2016-12-19 04:55:06

달항아리'다완…담백한 조선 도자의 정수

분청철화쏘가리문다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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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김정옥
백산 김정옥

대구신세계갤러리(대구 동구 동부로)가 개관 기념전으로 '백산 김정옥 도자전'을 열고 있다. 백산 선생은 도자기 명장으로 문경에서 전통적인 발물레와 망댕이가마를 사용하는 조선 도자의 맥을 7대째 이어오고 있는 국가무형문화재이다.

백산이 잇고 있는 도자 작업의 가치는 단순히 250여 년 대물림이 아니라 고법에 준한 장인의 숭고한 노동의 힘이다. 전시 주제 '무한부작'(無汗不作) 역시 백산의 무한불성(無汗不成: 땀 없이는 이루지 못한다) 정신과 무관하지 않다. 단아함에 숨겨진 우직함과 소박한 운치를 떠받치는 치열함은 전통이나 정통성이 결코 추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다.

백산 작품의 특징은 7대째 고법을 준수하고 내림 기술을 지켜온 장인의 태도, 일상생활 속 쓰임에 충실해야 한다는 기본을 지켜온 정신이 낳은 '담백함'이다. 보는 데 편안하고, 쓰는 데 편리하며, 쓸수록 아름다워 오래되면 정겨워지는 조선 도자의 정수를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전시에서 백산은 달항아리와 청화백자, 다완 등 80여 점을 선보인다. 백산이 작업한 달항아리의 당당하고 여유로운 곡선은 한없는 편안함과 친근함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꾸밈을 덜어냄으로써 얻어낸 소박한 형태와 고색의 청화백자는 자연미에 가깝다. 차 사발 중에서도 으뜸인 정호다완(井戶茶碗)은 단순하면서도 당당한 것이 특징이다. 살굿빛이 감도는 말쑥한 때깔과 감겨드는 형태에서 느껴지는 손맛, 촉감 역시 각별하다.

전시 구성은 백산의 대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섹션을 비롯해 그의 작품 세계를 이루는 다양한 면모를 영상, 사진, 그리고 도자기를 제작하는 다양한 재료들을 활용해 연출한 섹션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김창호 수석큐레이터는 "신세계갤러리는 지역문화 생태계와 적극적인 연계를 통해 바람직한 지역문화의 유형을 탐색하고 상생하는 방식으로 작가와 기관, 시장과 함께하는 길을 찾을 것"이라며 "백산 선생 도자전은 신세계갤러리가 선보일 명장명품 시리즈 첫 번째로 우리 문화의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조명하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2017년 1월 31일(화)까지. 053)661-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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