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각별한 타케 신부의 삶·영성 되새겨

입력 2016-12-17 04:55:02

정미연 화백 '에밀 타케 신부님을 만나다' 展, 22일부터 범어대성당

정미연 작
정미연 작 '에밀 타케 신부님을 만나다'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한국임을 입증한 에밀 타케(1873~1952'한국명 엄택기) 신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정미연(세례명 소화데레사) 화백의 전시회가 22일(목)부터 범어대성당 드망즈갤러리에서 열린다.

'하느님의 시간, 인간의 시간-에밀 타케 신부님을 만나다'란 제목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정 화백은 타케 신부의 삶과 영성을 재조명한 작품 20여 점과 '사도 바오로'의 생애를 담은 작품 50여 점, 2015년 서울대교구 주보에 '그림으로 읽는 복음'이란 제목으로 연재했던 작품 100여 점 등 2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검붉은 긴 수염에 강건한 체력을 지녔던 타케 신부가 제주 밀감밭을 축복하는 모습을 비롯해 아름드리 왕벚나무를 배경으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 유스티노신학교를 품에 안은 모습 등은 생전 모습을 보는 듯하다.

정 화백은 "타케 신부에 대한 자료가 사진 두 장과 편지글뿐이어서 신부님의 삶을 조명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식물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등 이 땅의 풀 한 포기까지 사랑한 신부님의 삶을 알면 알수록 뜨거움이 느껴져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면서 "타케 신부님은 또한 대구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분이어서 성탄절과 새해를 맞아 좋은 선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선교사인 타케 신부는 1897년 24세 때 사제 서품을 받고 이듬해 우리나라에 건너와 50여 년간 부산, 진주, 마산, 제주도, 목포, 대구 등지에서 사목하다 1952년 1월 선종했으며, 천주교대구대교구 성직자 묘지에 안장됐다. 타케 신부는 우리나라 식물의 표본을 채집해 학명을 짓고 유럽 학계에 알리는 등 한국 식물분류학에 큰 업적을 남겼다. 그의 이름을 따 종명으로 명명된 식물만 10여 개에 이를 정도다.

정홍규 신부는 "1900년대 남도를 누비며 우리나라를 위해 온몸을 던져 사셨던 타케 신부를 정미연 화백을 통해 만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 12일(목)까지. 053)744-1394.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