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황교안 권한대행에게 거칠고 유치한 독설 퍼붓는 야당

입력 2016-12-15 04:55:02

야권이 연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향해 독설을 쏟아내고 있다. 야권은 지난 9일 탄핵 소추안 통과 직후부터 황 대행 흔들기에 나서기 시작해 시도 때도 없이 비난과 험담을 퍼부었다. 황 대행이 국회 대정부 질문 출석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지자, 독설의 정도가 도를 넘은 느낌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폼 잡지 마시고 국회에 나오셔서…" "대통령이 되신 것이 아니다"고 했다. 며칠 전에는 "만약 오버하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성 발언을 날렸다. 추미애 대표는 "마치 탄핵을 기다린 사람처럼 대통령 행세부터 하고 있다"고 맹비난하고, '황 대행'을 내내 '황 총리'로 불렀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황 대행이 뻔뻔하게 대통령 코스프레(흉내)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야권을 대표하는 인사들의 발언치고는 너무 거칠고 조잡하다. 말을 가려서 해야 할 정치인이 시정잡배와 같은 말을 쓰고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야당이 아무리 황 대행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짧은 기간일망정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하는 황 대행을 이런 식으로 욕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황 대행을 자신들의 말을 잘 듣는 꼭두각시로 만들려다가 잘 되지 않으니 심통을 부리고 어깃장을 놓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황 대행의 국회 출석은 당연한 의무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라고는 하나, 국무총리로서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야권의 고압적인 태도와 발언을 볼 때, 황 대행은 국회에 나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점령군처럼 아랫사람에게 명령하듯이, 말을 듣지 않으면 혼내겠다는 식으로 국회에 부르면 누구라도 싫어할 수밖에 없다.

야권의 행태는 강압적이고 감정적이다. 야권이 그렇게 공격하던 박근혜 대통령의 권위 의식과 빼닮아 있다. 야당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싶다면, 여'야'정 협의체 구성으로 국정을 이끌고 싶다면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 이런 품격으로는 설령 정권을 잡더라도 미래가 뻔하다. 정치는 말에서 시작해 말에서 끝난다고 했으니, 말하고 표현하는 수준부터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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