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바다로 뛰어드는 사나이들이 있다. 바닷속 아름다운 풍광을 구경하려는 게 아니라 그 풍광을 지켜내려는 이들이다. 포스코 클린오션봉사단 단원들의 수중정화활동은 올해로 7년이 됐다. 사내 스킨스쿠버 동호회 회원 60명으로 시작한 봉사단원은 올해 240명으로 늘었다. 포스코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환경 정화에 대한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계열사와 외주 파트너사 직원들의 동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울릉에서 울진까지 경북 동해안 바다를 보듬는 대표 지킴이가 됐지만, 창단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양식장 어패류를 몰래 채취하는 일부 몰상식한 스쿠버들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는 단원들에 대한 어민들의 오해가 많았다. 단원들은 언젠가 진실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주말도 없이 해양 정화활동에 나섰다. 어민들이 욕하고 삿대질해도 말없이 바다에 들어가 두 손 가득 해양 쓰레기를 안고 뭍으로 올라왔다. '백 마디 말보다 행동'이라는 격언이 주효한 순간이었다. 요즘 이들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어민들은 "동해안 지킴이가 안 오면 섭섭하다"며 입을 모은다. 일부 어민들은 "힘들 텐데 바닷속 먹을거리도 조금 가져가라"며 마음도 써 준다.
봉사단의 바다 정화활동은 매주 토요일 진행된다. 또 일 년에 두 번은 민'관'군과 힘을 모아 대규모 정화활동을 펼친다. 7년 동안 1만2천여 명이 290차례 동해안을 샅샅이 훑으며 건져 올린 쓰레기만 700t이 넘는다. 봉사단 활동에 포스코는 "더 열심히 하라"며 배도 한 척 지원했다. 12t급 포스코 클린오션봉사단호는 크레인을 장착하고 그간 사람 힘으로 하기 어려웠던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요즘은 수산자원 황폐화의 주범인 불가사리 퇴치 활동에도 열심이다.
또 울릉도에 제강 슬래그를 활용한 인공어초를 설치해 주며 수산자원 육성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다 해양바이오 신소재 및 해양 신재생 에너지 개발 등에도 동참하고 있다. 바다 쓰레기를 치우자고 시작한 일이었으나 최근에는 먹고사는 문제에까지 동참하고 지원할 정도로 판이 커졌다. 봉사단원들은 바닷속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뛰어든다. 세월호 구조현장에도 득달같이 달려갔다. 봉사단원들은 '펑펑 울면서' 구조활동을 펼쳤고 많은 학생을 건져내 부모 품에 안겨줬다. 봉사단들의 살신성인은 국토해양부장관 표창 등 열거하기 어려운 상들이 대변해주고 있다.
클린오션봉사단 김선식 씨는 "바다와 사랑할수록 아내의 잔소리가 늘고 있다. 그래도 동해안을 지킨다는 자부심이 있어 아내의 핀잔이 듣기 좋은 노랫소리로 들린다"며 "체력이 허락하는 한 봉사활동을 계속한다는 것이 나를 포함한 모든 단원들의 마음"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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