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화랑 김창태 작가 초대전…겪었던 풍경 감각적으로 담아

입력 2016-12-14 04:55:02

김창태 작
김창태 작 '길'

서양화가 김창태 작가는 '시간의 풍경'을 그린다. 시간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것이기 때문에 포착했을 때는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이 되고 만다. 현재의 시간은 찰나 속에만 있을 뿐 그것을 영원히 잡아둘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그 시간을 잡아 화폭 안에 고스란히 되살려낸다. 시간을 영원히 현재화하는 것이다. 지나간 과거의 시간이 그의 작품에서 현재의 감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그가 보았던 풍경을 리얼하게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겪었던 풍경을 감각적으로 재생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작품은 말이 없다. 그러나 뭔가를 생각하게 한다. 간혹 계절의 감흥에 따라 색을 입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모노톤으로 단조롭게 구성돼 있다. 고즈넉하고 아늑하고 아련한 느낌을 준다. 마치 흑백 필름을 보듯이 옛 추억을 회상하게 한다. 그것은 원근을 무시한 평면적인 배치와 단순한 색조, 대상의 디테일한 부분을 제거한 압축과 점묘적인 붓터치 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얼핏 박수근의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

김 작가는 "나는 안개가 잦은 시골에 산다. 이제 자연은 그림을 위한 아름다운 소재이기 전에 삶의 터전으로 세상을 보게 하였고, 나름대로의 손질 법을 마련해 주었다"며 "무채색으로 보여지는 화면은 내가 살고 있는 땅의 각인된 기억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랜 마주함으로 인해 자연은 시시각각의 모습이 아닌 총제적 이미지로 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계명대 서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재 전업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 단계 성숙되고 업그레이드 된 시선과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김 작가의 작품은 동원화랑에서 만날 수 있다. 24일(토)까지. 053)42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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