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신라사대계'] 경북문화원류 '천년 신라' 재조명

입력 2016-12-12 04:55:02

신도청시대 새천년 '활짝'

경북도는 지난 8일 5년간에 걸친 신라사대계 편찬 사업을 마무리하고, 신라사대계 도서를 석가탑 모양으로 형상화해 제막하는 발간 보고회를 열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는 지난 8일 5년간에 걸친 신라사대계 편찬 사업을 마무리하고, 신라사대계 도서를 석가탑 모양으로 형상화해 제막하는 발간 보고회를 열었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지난 2011년부터 5년간 추진한
경북도가 지난 2011년부터 5년간 추진한 '신라사대계' 편찬 사업을 통해 천년 왕국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되살려 냈다. 사진은 문화재청이 재현한 천년 전 황룡사 주변 신라왕경(王京) 이미지. 매일신문 DB

경상북도의 역작 '신라사대계'(新羅史大系) 편찬 사업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경북도가 지난 8일 지난 2011년에 착수한 신라사대계 편찬 사업을 5년 만에 마무리하고,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라는 이름으로 발간 보고회를 연 것이다.

신라사대계 편찬 사업은 올해 2월 대구 북구 산격동에서 안동'예천으로 도청을 이전한 경북도가 천년 왕국 신라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정신적으로 영토를 수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민족 최초의 통일대업을 완수하고, 우리 민족사의 뿌리와 경북 문화의 원류를 형성한 신라 역사를 재조명해 경북의 새로운 천년을 열겠다는 것이다.

◆왜 신라사대계인가?

삼국통일 이후 신라는 한반도의 주역이었고, 그중에서도 대구경북은 신라의 중심이었지만 그동안 신라사를 집대성한 자료는 전무했다. 이에 반해 충청남도는 2007년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주관으로 백제사 15권을 편찬했고, 동북아역사재단은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 독도 중심의 고대사와 고구려사 연구에 힘쓰고 있다.

이에 경북도와 지역 학계는 도청 이전을 계기로, 신라사 집대성에 힘을 모았다. 우리나라 전통과 문화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신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고대 삼국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시대정신에 맞는 역사성을 부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라의 터전인 경북과 경북인의 정신을 조명하고, 경북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핵심사업으로 지난 2011년부터 도비 24억원을 투입해 편찬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번 신라사 편찬 사업에는 모두 136명이라는 기록적 규모의 집필 인원이 참여했다. 국내 신라사 관련 전공자는 모두 참여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36명의 전문가들은 편찬위원회(위원장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 등 15명), 편집위원회(위원장 노중국 계명대 명예교수 등 12명)를 중심으로 원고 집필과 교열'교정, 윤문과 감수과정 등의 절차로 이번 편찬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7월 전 30권(총서 22권, 자료집 8권)에 대한 1차 원고를 마감했고, 이후 경북도 문화재연구원이 최종 수정 작업을 맡았다.

집필진은 방대한 역사자료를 분석하고 동아시아에 흩어진 문헌자료, 고고학자료 발굴, 신라 고비(古碑), 미술자료를 정리하고 답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당초 계획보다 수차례 사업기간을 연장했다. 자료 확보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뤄낸 최종 발간 성과는 집필진 136명의 땀과 열정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신라사대계, 어떤 내용을 담았나

신라사대계 출판물(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의 표지 색깔은 신라시대 골품제도 백관의 의복색인 자색, 비색, 청색으로 했다. 또 자료집은 황금의 시대를 상징화한 금색으로 디자인해 연구총서 22권과 자료집 8권 등 모두 30권을 펴냈다. 무엇보다 도표, 그림, 사진, 사전식 구성 등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중성에 중점을 뒀다.

연구총서는 200자 원고지 3만3천여 장, 자료집은 사진 5천400여 장을 중심으로 총 1만2천여 쪽의 방대한 분량으로, 국문'영문'중문'일문판 각 2권씩의 축약본으로도 발간했다.

전체 내용은 신라의 출발이 되는 사로국의 태동에서부터 고려로 이어진 신라의 시대적 흐름과 함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체 역사를 지금까지 학계의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또 신라의 삼국통일이 한국 문화의 원류를 형성했다는 관점에서 삼국통일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한편, 신라의 언어와 문학, 의식주, 예술 등 생활 분야에 대한 서술 비중을 높였다. 총서 제1권(신라사 총론)은 신라사의 배경이 되는 자연'인문학적 환경과 지금까지 연구 현황, 신라사가 제시하는 오늘날의 의미를 담았다. 이후 22권까지 ▷신라의 건국과 성장 ▷신라의 통치제도 ▷신라 사회의 구조와 신분제 ▷신라의 산업과 경제 ▷국제교류 ▷생활과 문화예술 ▷신라사 속의 인물들을 총망라한 내용이 이어진다.

자료집은 신라사 연구의 기초자료라 할 수 있는 유적, 유물과 금석문 등 고고학과 미술사 분야의 사진자료들을 취합해 지금까지 조사, 확인한 자료들을 시대와 주제에 맞게 편집하고 시각적으로 신라에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고 있다.

학계는 이번 신라사대계 출판물을 광복 이후 최대의 신라사 대중연구 역사서로 인정하고 있다. 우리 역사 속에서 신라사의 정통성을 이해할 수 있는 종합 연구서로, 한국 고대사 학계의 숙원이던 신라사 연구 기반을 집약하고 집대성해 새로운 역사 인문학적 발전을 도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이번 편찬을 계기로 더 많은 학술적 연구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신라사대계, 어떻게 활용하나

경북도는 신라사대계 출판물을 국공립도서관, 대학, 역사학회 등에 배포해 국민 역사의식을 함양하고 미래 통일의 교육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신라의 복식, 신화, 전설 등을 소재로 스토리텔링화하는 등 다양한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한다. 이와 함께 신라사와 백제사 공동연구와 교류 학술전, 실크로드 국가들과의 국제포럼 개최, 해외 문화원에 대한 신라사 소개 등을 통해 신라사를 통한 국민소통, 동서소통, 국제문화소통 등 '문화소통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신라 없는 대한민국은 있을 수 없다. 신라사대계 편찬사업은 우리 민족의 자존을 되찾고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역사적인 일이다"며 "역경을 극복하는 강한 정신, 대립보다 배려와 통합을 우선하는 신라 정신이 천년을 넘어, 현재의 이 혼란과 위기의 시기에 더욱 요구되고 있다. 신라 천년의 문화와 정체성을 되살려 통일한국의 미래상을 준비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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