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대선 시계…문재인·반기문 이어 이재명 3위 급부상

입력 2016-12-10 04:55:12

내년 3,4월 '조기 대선' 가정…안철수 8% 얻어 4위로 떨어져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16주년 기념식에서 야권 잠룡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천정배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국민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저녁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16주년 기념식에서 야권 잠룡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천정배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국민의당 김동철 비대위원장. 연합뉴스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현실화되면서 대선 시계가 급격하게 빨라질 전망이다. 탄핵에 집중해온 대선주자들은 9일 당장은 '포스트 탄핵' 정국에 국정 안정을 위한 후속 조치에 진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지만 기정사실화된 조기 대선에 대비해 진검승부에 나설 태세를 보이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내년 1, 2월 안에 탄핵 심판 결과를 내놓을 경우에는 이르면 내년 3, 4월 조기 대선을 맞이한다. 물론 탄핵 심판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최대 6개월이어서 시점이 더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대선주자들로서는 일단 3, 4월 대선을 가정해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전반적 여론의 흐름이 야권에 기울어 있는 가운데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야권에서 여론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가장 유리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특히 민주당에 문 전 대표는 높은 대중적 인지도에다 강력한 친문(親文) 주류세력을 등에 업고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 전 대표는 탄핵 후 국정 정상화를 위한 메시지와 앞으로 국가를 어떻게 개조해나갈지에 대한 메시지를 발신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탄핵 정국의 한복판에서 지지율이 수직 상승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예상 밖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문재인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갤럽이 6~8일 전국의 성인 남녀 1천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의 지지율은 전달보다 무려 10%포인트 오른 18%를 기록했다. 20%의 지지율로 공동 1위인 문 전 대표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한 것이다.

이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지지율 상승 현상에 대해 "정치인은 월급 받는 머슴인데 이제껏 주인 위의 주인행세를 했다"면서 "민주주의 본연의 상태로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하는 점을 깨어 있는 대중이 선호하게 된 게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특히 조기 대선의 경우 촛불 민심의 여파가 미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민주당 내 선명성 경쟁은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등의 잠룡들은 야권의 대선 구도를 보면서 틈새를 찾아 역전의 기회를 노릴 전망이다. 박 시장은 탄핵 정국에서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고, 안 지사도 최근 들어 부쩍 목소리를 높이며 예열을 마쳤다.

제2야당이자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대표가 간판주자로 뛰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일찌감치 퇴진운동에 뛰어들었지만, '2일 탄핵론'에 반대했던 국민의당 스탠스로 역풍의 유탄을 맞으며 되레 지지율이 떨어진 상황이어서 새로운 동력 찾기에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탄핵 후 불확실한 정국을 안정시키는 데 주력하면서, 이번 정국에서 드러난 총체적인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구조개혁하기 위한 청사진을 내놓아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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