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교차홍보 위해 머리 맞댄 '영덕대게-상주곶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동서4축고속도로(30번 고속국도)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영덕은 처음으로 맞이하는 광역교통망이 가져다줄 장밋빛 청사진에 가슴이 부풀어 있다. 여기에 폭증이 예상되는 손님맞이가 과연 제대로 될까 하는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영덕군은 고속도로 개통 기대효과를 극대화, 이를 도시 발전으로 연결하는 성공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상주'영덕 "우리가 남이가"
고속도로 개통 효과는 경유지에도 미친다.
지난 회차 기사(본지 12월 2일 자 11면 보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결절지인 강릉시의 경우, 지난 1975년 영동고속도로 개통 1년 후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등 서비스업체가 개통 1년 전 대비 무려 78.21% 증가했다. 이러한 고속도로 개통 효과는 경유지인 원주시와 평창군에서도 나타났다. 영동고속도로 개통 1년 만에 평창은 서비스업체가 65%, 원주는 52% 각각 증가했다. 같은 노선의 도시들은 경쟁 관계보다는 상생 관계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지니는 대목이다.
영덕군은 이 때문에 상주시와의 상생을 통한 관광 시너지 극대화를 가장 우선적인 전략사업으로 선택했다. 특히, 상주와 영덕은 신라시대 당시 현재 영덕군 남정면 일대 해안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도성(沙道城)을 매개로 역사적인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삼국사기'에서 발견된다.
"162년(아달라왕 9) 왕이 이곳을 순행하여 성을 쌓는 사람들을 위로하였다."
"232년(조분왕 3) 7월 이찬 우로(于老)가 사도성에서 싸울 때 바람을 따라 불을 놓아서 배를 태우니 왜병들이 물에 뛰어들어 죄다 죽었다."
"292년(유례왕 9) 6월 왜병이 사도성을 공격하여 함락당하자 왕이 일길찬 대곡(大谷)을 시켜 성을 수복시켰고 다음해에 성을 개축하여 사벌주(沙伐州'지금의 尙州) 부호 80여 호를 와서 살게 하였다."
기록으로 미루어 상주와 영덕은 사실상 피를 나눈 혈맹 관계이며 이를 이번 상주~영덕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양측 간 실질적인 상생 전략 마련의 모티브로 삼는다는 것이다.
영덕군은 상주시와 상호협력교류'공동마케팅 등 민관우호협력을 추진하고 역사문화 동질성 연구와 스토리텔링에 손을 맞잡는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양측 간 연계사업을 발굴해 국'도비 확보 논리를 개발하는 등 실질적인 동반자 관계로까지 성장시킬 계획이다.
상주 출신으로 상주~영덕동맹에 앞장서고 있는 윤위영 영덕 부군수는 "이미 양측 간 우호협력을 위한 행정실무회의도 열어 머리를 맞댔다. 내년 2월에는 우선 양측 간 상주곶감과 영덕대게의 만남을 위한 스토리텔링 개발'지역특산물 교차홍보 등 '농수산업 공동발전 협약' 체결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영덕군은 장기적으로 상주와의 협력에 그치지 않고 동서4축고속도로 경북도 내 지방자치단체들을 한데 묶어 '상주(곶감)~의성(마늘)~안동(한우)~청송(사과)~영양(고추)~영덕(대게)' 전국 TOP 농수산 브랜드 '新(신)보부상'(가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맛'멋'역사…자원 다양해
현재 영덕이 가지고 있는 관광자원이 적지 않다.
겨울'봄에는 대게, 가을에는 송이, 여름엔 복숭아 등 맛 캘린더가 쉴 틈이 없다. 영덕군 해안 곳곳의 아름다운 해수욕장, 그리고 65㎞ 해변을 따라 조성된 트레킹코스 '블루로드'는 전국적 명성을 자랑한다.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의 이국적 풍경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역사문화적 유산도 빼놓을 수 없다. 축산은 항일무장투쟁으로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신돌석 장군의 고향이며 영해는 동학교도들이 중심이 된 영해 동학혁명이 일어났던 곳이자 1919년 한수 이남 최대의 만세운동으로 꼽히는 3'18영해만세운동의 고장이기도 하다. 인천상륙작전을 가능케 한 양동작전인 남정면 장사상륙작전으로 젊은 학도병들이 스러져간 호국의 고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떨어지는 접근성이라는 영덕의 최대 약점이 해결되더라도 수도권과 충청권 관광객들을 흡입하기 위해서는 강원도의 강릉, 동해와 경쟁해야 한다. 내년 상반기 상주~영천고속도로가 뚫리면 포항'경주'울산'양산 등도 수도권과의 거리가 30분 이상 가까워지게 돼 영덕은 이들과도 겨뤄야 한다.
고속도로라는 하드웨어는 갖췄지만 이제 콘텐츠'전략 즉 소프트웨어에 있어 다른 바다를 낀 도시들과 '진검승부'를 벌여야 하는 것이 영덕군의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영덕군은 기존의 관광 콘텐츠는 다듬고 새로운 콘텐츠 보강과 함께 '보다 오래 머물고, 다시 찾고, 더 많이 소비'하는 관광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영덕에서 1박 2일'2박 3일
'영덕에서 1박 2일'2박 3일' 체류형 문화관광 체험 프로그램이 가장 눈에 띈다.
▷고택'종가의 전통 음식 체험, 밥상머리 교육 ▷농산물 수확 체험을 통해 수확한 지역 특산물을 종택 사당에 올리는 체험 ▷블루로드 걷기 체험 ▷향교 유학 교육'장육사 템플스테이'옹기 만들기 체험 ▷신돌석 장군 유적지 호국 문화 체험'무예 체험 ▷시장 둘러보기(해산물 농산물 과일 등 풍부) 등이다.
지역 문화관광 자원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각도의 효과를 노린다. 일정액의 교통비를 팀별로 지원한다. 매년 3~10월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단체관광을 뒷받침하는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제도'도 새롭게 도입한다. 코레일과 여행사 등을 통해 20명 이상의 단체 관광객에 대해 교통비'식비 일정액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내년 초 이와 관련된 양해각서와 공고를 통해 홍보하고 내년 봄 대게축제 때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수도권과 충청권 등으로부터 체류형 관광객들을 더 늘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단체가 아닌 사람들을 위해 영덕에 없던 '시티투어 버스'도 운영한다. 도보나 대중교통을 이용한 관광이 불리한 영덕의 약점을 상당 부분 해소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노선이 줄어든 시내버스 튜닝을 통해 일주일에 2, 3일 정도 문화해설사를 동승해 안내한다는 것이다. 이미 문화관광테마코스'해양체험테마코스'블루로드체험코스 등 3개 코스도 마련해 놨다. 내년 4월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영덕은 아직도 전통시장에 활력이 있는 곳이다. 영해'영덕'강구의 전통시장도 관광자원으로 키우기로 했다. 매월 1회 정도 '전통시장 그곳에 가고 싶다' 프로그램을 통해 블루로드 연계 러브투어'장보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벌인다. '영덕 블루시티 상품권'을 발행해 상품권을 통한 영덕 홍보와 전통시장을 비롯한 지역 내 소비 활성화도 뒷받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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